SK, 천안 광덕산 조림지를 가다

입력 2012-11-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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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키우 듯 나무 키워 40년 만에 민둥산이 울창한 숲 변신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과 박계희 여사 내외가 1977년 3월에 심은 묘목(사진 왼쪽)이 2012년 가을, 지름 30센치 이상의 아름드리나무(오른쪽)로 자랐다.(제공=SK그룹)
SK그룹 천안 광덕산 조림지는 40년 전 만해도 묘목 한 그루 없었던 민둥산 이었다.

1972년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당시 임직원들과 함께 직접 팔을 걷고 심은 길이 30cm 짜리 묘목이 지금은 지금이 30cm가 넘는 ‘불혹’의 아름드리 나무로 자랐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신념으로 장학사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1972년 11월1일 SK임업(옛 서해개발)을 세웠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SK임업은 최 선대회장의 ‘인재보국, 산림보국’ 정신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고인은 생전에 “사람을 믿고 기르는 것이 기업의 처음이자 마지막 목표”라며 인재육성에 많은 관심과 공을 들였다.

당초 SK임업을 설립한 것도 인재와 나무의 성장 사이클이 약 30년으로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평상 시‘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무를 심는다’며 산림녹화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조림사업 초기에 대상지를 찾는 과정이 담긴 일화에도 잘 나타나있다. 회사 경영진은 “돈이 되는 서울 주변 임야에 조림을 하자”고 건의했으나 최 선대회장은 “조림이 아니라 땅 장사를 하려느냐”며 단칼에 물리쳤다고 한다. 대신 충북 영동, 충주 인등산과 천안 광덕산 등 산골 오지의 임야만 골라 사들여 나무를 심었다.

현재 SK임업이 전국에 보유한 조림지는 4100여ha(약 1200만평)다. 남산 13개나 여의도의 5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이들 임야에는 팔만대장경에도 쓰인 고급 수종인 자작나무를 비롯해 조림수 40여종, 조경수 80여종 등 380만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2010년 산림녹화에 기여한 공로로 최종현 선대회장을 기업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했다. ‘숲의 명예전당’은 100만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등 국토녹화에 공헌한 인물들만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장남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아버지가 1974년 장학사업을 위해 사재를 들여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등 유지를 잇고 있다.

2010년에는 500억원을 들여 충남 세종시 은하수공원에 국내 최고 수준의 친환경 화장장 등 장례시설을 조성한 뒤 세종시에 기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산림이 묘지로 뒤덮여 황폐화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다 직접 화장을 실천하고, 화장시설을 조성해 사회에 기부하라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은 것.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지난 6월 SK건설 산하에 있던 SK임업을 인수한 것도 ‘산림보국’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일환이다.

40년의 세월을 거치며 SK임업은 국내 유일의 복합 임업기업에서 탄소배출권 조림사업,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공급 등 환경을 보전하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혁신형기업으로 발전해 왔다. 작년에는 캄보디아 씨엠립 산림 황폐지 복구사업을 수주하며 해외 산림자원 개발 사업에 첫 발을 내딛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숲의 가치’에 주목한 연구개발(R&D) 활동도 활발하다. SK임업은 40년간 가꾼 자작나무 숲에서 채취한 수액을 ‘이로수’라는 브랜드로 국내 유명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SK임업은 2007년부터 서울대 연구진과 진행한 공동 연구를 통해 자작나무 수액에 뇌 기억능력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밝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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