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대출로 버티는 자영업자… 1인당 9700만원 빚 허덕

입력 2012-10-3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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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고령층도 취약… "집값 30% 내리면 은행도 비상"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쏠림현상, 자영업자 급증, 소득 분배의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금융위원회의 의뢰로 금융연구원이 30일 내놓은 가계부채 구조 분석 자료는 이 같은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가장 절박한 계층은 자영업자다. 뚜렷한 사회적 안전망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상당수가 고금리 대출로 연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영업자 대출은 자영업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확한 규모는 계산하기 어렵지만 지난 3월 현재 350조원으로 추산된다. 1년새 29조원 늘었다.

자영업자 가운데 `베이비부머' 세대가 다수인 50~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고령층은 부동산 자산에 대한 의존도가 커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개인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디트뷰로(KCB)가 분류한 자영업자 7만2000명 가운데 4만8000명은 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9700만원씩 빚을 진 셈이다.

자영업자 부채 문제는 무엇보다 고금리 대출이 많다는 점이다. 자영업자 대출에서 제2금융권의 비중은 3년 연속 커져 최근 44%에 달했다.

금융연구원 노형식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는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며 "자영업의 고비용화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영업자 부채의 고비용 구조를 해결해 상환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 건물에 통닭집만 5곳'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자영업자가 봇물터지듯 쏟아지는 현실은 자영업자의 가계부채 문제를 한층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자영업자 연체율은 1.17%로 지난 3월 1.0%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부실채권비율은 지난 3월 0.98%로 전년 말 0.81%보다 0.17%포인트 올랐다.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는 159.2%로 상용근로자(83.4%)보다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 비중은 25.3%다.

고령층의 가계부채 문제는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의 무더기 창업에 과거의 부동산 쏠림 현상이 빚은 결과다.

자영업자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은 2009년 8월 10.6%에서 올해 8월 13.5%로 커졌다. 50대 자영업자도 29.5%에서 33.6%로 급증했다.

이들 베이비부머 자영업자의 평균 대출금은 1억원을 넘는다. 1인당 6000만~8000만원의 빚을 진 30~40대 자영업자보다 사정이 더 어렵다.

고령층의 또 다른 문제는 부동산자산의 비중이 유달리 크다는 데 있다. 집값의 급격한 하락은 이들에게 `재앙'이다.

과거 주택경기가 좋을 때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산 이들이 많아 부동산 침체가 길어지면 유동성 문제가 발생, 부채 상환이 막막해질 수 있다.

60대 이상의 평균 부채는 5648만원으로, 전체 대출자 평균 부채 4803만원보다 많다. 이들의 소득대비 부채비율(LTIㆍLoan To Income ratio)는 200%를 넘는다.

금융연구원 김영도 연구위원은 "50~60대 이상은 대출구조상 일시상환 비중이 커 만기가 돌아오면 원금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올해 2~3분기에 이들의 연체율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고연령층의 위험이 점차 가시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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