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입당이 가장 쉬운 단일화 방법”(종합)

처음으로 밝힌 文의 단일화 구상, 安측 “할 말 없다”

▲사진=뉴시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안 후보가 민주통합당 들어와서 경쟁해서 단일화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구체적 구상을 밝혔다. 문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후보는 13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대학생 기자들과 가진 타운홀미팅에서 “단일화는 꼭 하게 될 것”이라고 확답한 뒤 “저와 안 후보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전적으로 안 후보가 판단해서 결정할 몫이지만 조심스럽게 말한다”며 자신의 입장을 신중하게 밝혔다.

◇ 첫째는, 민주당 입당…조국 교수 제안에도 동의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입당을 제안했다. 그는 “단일화뿐 아니라 선거를 치를 때도 함께 다니며 선거운동을 해야 해 나가고 정권교체를 이룬 후에도 함께 개혁을 이뤄내는 세력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의 정당 속에 같이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미 민주통합당 후보가 되어 있으니까 혹시라도 안철수 후보에게는 불리한 방법이 아니냐, 그런 경쟁이 불공정할 것 아니냐는 염려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들은 제가 유리한 점, 후보로서의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문 후보는 12일 조국 서울대 교수가 제안한 3단계 단일화 방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문 후보는 “조 교수가 말한 3단계 단일화 방안에 대해 본인은 받아들인다”며 “안 후보가 동의한다면 함께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 교수는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 ‘정당후보론’ 공방이 거듭되자 양 측이 같은 수로 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한 뒤 정치혁신안을 공동으로 만들어 합의하고 책임총리제를 바탕으로 권력을 분담하는 내용의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정당을 혁신해 나간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거듭 ‘민주당 입당’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안 후보가 지지세력과 함께 민주통합당에 입당을 해서 저와 함께 손잡고 정당을 혁신 해 나간다면 민주당을 좀 더 제대로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文측 “화답 기다리겠다”…安측 “할 말 없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이 정도로 본격적으로 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문 후보가 직접 구체적인 방안을 말한 만큼 안 후보 쪽에서도 점진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가 나오는 것에 대해 안 후보 측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너무 이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같은 의견에 대해 진 대변인은 “대선이 10주 앞으로 다가왔다”며 “이를 수도 있지만 적기일 수 있다. 결코 이른 시기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 대변인은 “(문 후보의 제안은)단일화를 딱 하겠다는 게 아니라 같이 경쟁해보자는 것이고 그 안에서 경쟁이 여전히 유지되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해결방안을 만들기 위해 같이 뭔가 시작하자는 것으로 결코 이르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문 후보의 이 같은 제안에 안 후보 측이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문 후보의 제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어떻다는 구체적 입장을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문 후보가 말 한 내용에 대해 우리 측의 공식입장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교수의 3단계 방안에 대해서도 안 후보 측은 ‘조 교수의 생각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윤태곤 상황팀장은 “단일화를 위한 기구같은 것은 아직은 부적절하다”며 “그런 정치공학적으로 보일 수 있는 모습을 지금부터 가지고 가는 것이 과연 적절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 후보는 최근 ‘정당후보론’ 공방 등으로 안 후보와의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에 대해 “지금 안 후보와 저는 좋은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 교체를 위해서 꼭 필요하고 국민들 염원이기도 하다"며 "그런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저렇게 경쟁이 격화돼서 혹시 단일화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들이 있는데 단일화할 때까지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그 경쟁이 네거티브 같은 나쁜 경쟁이 아니라 서로 자신의 장점을 주장하는 그런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경쟁이면 문제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