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구절초… 억새… 단풍… 그곳에 가면 가을이 있다

입력 2012-10-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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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시 산내면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

▲옥정호 테마공원의 구절초가 나무들과 안개를 배경으로 더욱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사진= 정읍시청 농업정책과
구름 한 점 없는 10월의 높고 푸른 하늘은 어디론가 떠나고픈 설렘을 준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린 듯, 10월엔 유난히 축제가 많다. 전북 정읍시도 10월이면 축제의 도시가 된다. 10월 6일에 시작되는 정읍구절초축제, 26일 전후로 시작되는 정읍사문화제, 정읍시민의 날, 정읍평생학습축제, 정읍전국민속소싸움대회 등이 관광객을 낭만에 젖게 한다.

한국관광공사는 10월 가볼만 한 곳으로 전라북도 정읍시를 추천했다.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관광공사
◇정읍구절초 축제 =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9일간 열리는 정읍구절초축제는 2005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7회를 맞이했다. 2006년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열리고 있다. 축제 무대는 정읍시 산내면에 자리한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이다.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은 멀리서도 구절초 군락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진한 구절초 향기로 가득하다. 자동차를 타고 지나면서도 하얀 봉우리가 눈에 보일 정도로 꽃밭이 넓다. 22만 ㎡ 규모를 자랑하는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에서 9만 ㎡에 달하는 솔숲에 구절초가 피었다. 옥정호반의 작은 봉우리가 구절초 꽃동산으로 변신한 것이다.

꽃밭 사이에 산책로가 있어 꽃향기에 취해 쉬엄쉬엄 걷기도 좋다. 길 중간에서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그중

▲구절초체험 향기 주머니 만들기. 사진= 관광공사
사람들이 가장 많이 멈춰 서는 곳은 DJ 박스다. 방송국 못지않은 장비를 갖추고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전하는 명소다. 공원에는 또 다른 방법으로 마음을 전하는 장소가 있다. 공원 곳곳에 놓인 빨간 우체통이다. 축제장에 마련된 구절초 엽서를 작성해 보낼 수 있다. 손으로 꾹꾹 눌러쓴 엽서를 정읍시에서 수거해 보내준다고. 휴대폰 문자와 인터넷 메일로 소식을 전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에게 엽서 쓰기는 왠지 낯설다. 그 낯섦을 덜어주기 위해 엽서에는 구절초를 테마로 한 시인들의 시가 있다. 사람들은 그 시를 따라 쓰기도, 그저 주소만 적어 보내기도 한다. 엽서에는 구절초 꽃밭의 추억이 고스란히 옮겨진다. 향긋한 구절초 차를 마시며 따뜻한 구절초 물에 발 담그고 쉴 수 있는 구절초 향기 족욕 체험도 준비된다. 함께 여행하는 친구와 꽃을 바라보며 앉아 정담을 나눠보자.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에는 아름다운 자전거 길이 있다. 광장에서 옥정호반을 따라 이어지는 옛 도로다. 길은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호수와 산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영화?드라마 촬영지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만나면 잠시 멈춰 서자. 표지판 앞에는 호수를 건너는 능교가 있다. 능교는 드라마 〈전우〉의 촬영지다. 이 다리에서 촬영된 장면은 난간에 전시된 스틸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 전우의 촬영지로 유명한 능교. 사진= 관광공사
◇코스모스와 억새에 빠지다 = 축제장에는 코스모스와 억새도 만발했다. 정읍시에서 꽃이 피는 시기를 조절해 심은 코스모스는 구절초와 더불어 장관을 이룬다. 공원 언덕 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벼 그림도 일품이다. 벼 그림은 품종이 다른 벼를 심어 완성한 거대한 작품이다. 올해는 몇 차례 태풍이 지나는 바람에 선명한 그림을 얻지 못했다지만, 그대로 아름다운 작품이다.

솔숲 아래 가득 핀 구절초는 건물과 길에도 피었다. 중앙광장과 산책로, 나무 의자 등에 대형 구절초 꽃 그림이 그려졌다. 이 그림은 축제 전후로 공원을 찾은 사람들에게 만개한 구절초 군락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준다. 길을 걷다 5월 단오 때는 다섯 마디가, 9월에는 아홉 마디가 자라 구절초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구절초 꽃 이야기, 관절과 피부염에 좋다는 구절초의 약효 이야기 등이 쓰인 안내판을 만나면 꼼꼼히 살펴보자. 구절초 꽃밭 한가운데서 식물의 효능을 아는 특별함을 누릴 수 있다.

정읍구절초축제는 정읍 시민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축제 준비와 운영을 돕는 산내면 12개 마을과 정읍시 관내 5개 마을 사람들이 그 주인공이다. 직접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구절초 차를 만들고 음식을 준비한다. 그들이 만든 구절초 상품도 접할 수 있다.

구절초를 다양한 방법으로 체험하고 싶다면 구절초영농조합법인 ‘꿈의 향기’에 들러보자. 직접 농사지은 구절초를 잘 말려 구절초 향기 주머니 만들기, 구절초 베개 만들기, 구절초 염색하기 등 다양한 체험 재료로 사용한다.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에서는 구절초 엽서쓰기 체험행사를 통해 여행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가을 단풍은 내장산 =정읍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내장산을 빼놓을 수 없다. 단풍으로 이름난 내장산을 쉽게 오르려면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내장사 입구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연자봉 중턱에 있는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코스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내장사의 풍경이 아름답다. 내장저수지와 마주하는 내장산수목원에도 들러보자. 인근에 내장산조각공원과 동학농민혁명100주년기념탑이 있다.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에서 나와 정읍 시내로 가는 길에 무성서원(사적 166호)이 있다. 조선 성종 15년(1418) 세워질 당시에는 태산서원이라 불렸으나, 숙종 22년(1696)에 무성서원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2층 문루인 현가루와 강당인 명륜당, 강수재 등이 옛 건물 그대로 남아 있다.

정읍 시내에 자리한 정읍사공원은 백제가요 ‘정읍사’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행상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었다는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조각 작품이 공원 가운데를 지키고 섰다. 이곳에서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이 시작된다.

정읍에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시장도 있다. 정읍천변에 자리한 샘고을시장이다. 정읍구시장, 정읍 제1시장이라고 불리던 이곳이 문을 연 것은 1910년이다. 현재 350여 개 점포가 성업 중인 상설 시장으로 규모도 제법 크다. 시장 안에 오거리가 있을 정도. 끝자리 2?7일에 열리는 오일장이 더해지면 인근 고창, 부안, 순창에서까지 이곳으로 장을 보러 오던 큰 시장이라는 어른들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시장은 수산물, 건어물, 포목, 의류, 잡화, 농축산물 장터로 나뉜다. 어디에서 시작하든 구석구석 돌아본 뒤 정읍천변으로 나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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