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올 연말 정기인사에서 임원 수를 줄일 계획이다. 철강업황이 장기 부진에 빠지면서 덩치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의 임원 수는 국내 철강사 중 가장 많다.
최근 기자와 만난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철강업황이 좋지 않아 조직 슬림화가 필요한데 현대제철은 임원 수가 많아 올 정기인사를 거치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임원 중 이사 및 이사대우가 절반 이상이다”며 “이보다 직급이 높거나 재직기간이 긴 임원들 수가 줄어들 듯 하다”고 봤다.
올 6월 기준 현대제철의 임원 수는 102명으로 국내 철강사 중에서 최대 규모다. 비율로 따져도 마찬가지다. 현대제철의 직원 수 대비 임원 비율은 1.2%로 국내 대형 철강사에 비해 4배 이상이다.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의 임원 비율은 각각 2.1%, 2.3%로 현대제철보다 높다. 그러나 이들 회사의 직원 수(동국제강 1822명·동부제철 1714명)는 현대제철의 8251명(정규직 기준) 비해 크게 적어 절대 비교는 어렵다.
현대제철의 임원 수가 다른 철강사에 비해 많은 것은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하면서 직원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은 거치지 않았다. 또 한보철강 인수와 함께 고로사업을 시작하면서 포스코 등에서 인력을 영입했다.
그러나 고로사업이 기술적으로 안정화되면서 인력을 조정할 필요가 생겼다. 철강업황이 장기불황에 빠진 것도 임원 덩치 줄이기의 원인 중 하나다.
현대제철의 임원 102명 중 직급별 분포는 부회장 2명·전무 14명·상무 11명·이사 26명·이사대우 36명·사외이사 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