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현장에 답이 있다] 기술력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 미국ㆍ유럽시장 뒤흔들다

입력 2012-10-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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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해외전략 성공 원동력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범위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넘어 미주, 유럽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까다로운 일본 시장, 자국 기업 보호가 지나친 중국 시장을 극복한 국내기업의 저력이라면 다른 시장에서도 승산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자존심이 높은 미국, 유럽 시장에서는 오히려 가격 경쟁력 보다는 높은 기술력으로 과감한 배짱을 부릴 줄 아는 우리 기업들의 뚝심이 먹히고 있다. 또 고정관념을 깬 파격적 스타일, 프리미엄 시장 적극 공략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 등도 이들 시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다.

이처럼 국내 기업이 미주·유럽시장에서도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모레퍼시픽 롤리타 렘피카 향수
◇ 아이디어로 향수 본고장서 돌풍= 황무지인 향수시장에서 성장한 국내 기업이 향수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돌풍을 일으킨 보기 드문 사례가 있다. 프랑스에서 오직 마케팅과 제품력으로 성공한 아모레퍼시픽 얘기다. 아모레퍼시픽은 1959년 9월에 프랑스 코티사와 기술 제휴를 시작한 이후 1990년 9월 샤르트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1997년 4월 드디어 향수 ‘롤리타 렘피카’를 론칭했다.

롤리타 렘피카는 기존의 획일적·전통적인 향수의 고정관념을 깨고 여성적 향취와 용기 디자인으로 출시 8개월 만에 1%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향수 ‘샤넬 넘버 5’시장 점유율(4%)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롤리타 렘피카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2003년 9월 5일에는 서경배 대표이사가 파리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 향수는 현재 전세계 110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해 유럽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최근 유럽 경기가 많이 좋지 않아 LG전자의 프랑스, 스페인 경우 TV 판매율이 전년대비 30%나 떨어졌다. 그나마 독일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올해 8월까지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나 늘었다. 15%의 점유율을 차지하던 필립스는 6개월 만에 3%나 떨어졌고 소니는 13%에서 8%로 거의 절반이나 줄었다.

LG전자는 32인치 이하의 중소형 제품 판매를 지양하고 47인치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전략으로 유럽 경제 위기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LG화학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TFT-LCD용 편광판 사업을 유럽 대륙 정중앙에 위치한 폴란드에서도 펼치고 있다.

세계 최대 TV시장인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LG화학은 폴란드 브르초와프에 편광판 공장을 설립, 연간 900만대의 LCD TV에 공급할 수 있는 편광판을 생산 중이다. 이 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인근 LG디스플레이와 체코에 위치한 파나소닉에 공급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전세계 9개국, 30개 공장의 글로벌 생산기지 체제를 갖추고 있다. 사진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지난해 중순 미국 앨라바마 공장을 방문한 모습.
◇ 미국시장서는 오히려 배짱을 =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강국 미국에서 더이상 ‘저가 차량’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일본업체들의 물량공세에도 불구하고 품질경영을 앞세워 ‘제값 받기’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 공략을 통한 물량 확보는 피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6월 출시된 신형 그랜저HG 의 가격을 기존 차량 대비 최대 25.5% 상승한 3만2000~3만6000달러로 책정했다.

이러한 정몽구 회장의 뚝심은 통했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중 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지난 1986년과 1994년 미국시장에 각각 진출한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100만대 판매를 달성했으며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1176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10년 전인 2002년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3.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8.9%까지 끌어 올렸다.

이 같은 성과에 이어 공격적인 마케팅도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상반기 매년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슈퍼볼 경기 광고 뿐 아니라 타임스퀘어에 옥외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사상 최대인 6만9728대를 판매해 7만대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편 현대차의 중남미 지역 성장세도 비약적이다. 시장 진출 17년 만인 1993년에는 누적 수출 10만대를 달성한 반면 지난해 무려 200만대나 달성했다.

중남미 시장은 사실상 현대차에게는 의미있는 지역이다. 1976년 에콰도르에 포니 5대를 수출하며 첫 해외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기 때문이다. 또 1992년 현지의 완성차 시장 개방과 함께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률을 유지했다. 품질과 현지 밀착형 마케팅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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