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현장에 답이 있다] "글로벌위기 진원지서 해법 찾는다"… 회장님은 출장 중

입력 2012-10-04 11:34 수정 2012-10-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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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대기업 총수들의 불황탈출 축지법

위기극복을 위해 그들이 직접 나섰다. 경제 위기가 전세계를 뒤덮고 있지만, 그럴 때 일 수록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 처럼 움직이는 그룹 총수들. 그들이 있기에 우리나라 기업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현지에서 ‘답’ 찾는다= 지난달 20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열흘간의 홍콩과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같은 달 10일 중화권 최대 부호인 리카싱 청콩그룹 회장과 만나기 위해 출국한 지 열흘만이다.

개천절인 지난 3일에도 이 회장은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일본을 방문해 지인들과 경영 현안 등을 협의한 뒤 중국· 베트남 등을 거쳐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2’ 참관을 시작으로 두 달에 한번 꼴로 해외 출장 길에 올랐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각해 지고 있는 가운데, 직접 현지의 어려움을 보고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5월에는 무려 3주동안이나 유럽에 머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경제위기 중심에 있는 주요 국가들을 방문했다. 유럽의 심각한 경제위기를 직접 느끼면서 삼성의 글로벌 경영에 대한 해법찾기에 중점을 둔 출장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유럽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유럽 경제가) 생각보다 조금 더 나빴다”면서도 “수출에는 다소 영향이 있겠지만, 우리(삼성)에게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철강 업계 수장들도 해외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여건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7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WSA) 집행위원회에 참석, 세계 유수의 철강사들과 현 위기를 타개할 대책을 논의했다. 동부제철의 이종근 부회장은 해외 마케팅 임원들과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말레이시아의 철강 시장을 점검했다. 최근 내수시장 부진 타개를 위해 신흥 시장인 동남아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롯데 신동빈 회장은 일 년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보낸다.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투자 확대에 대한 타당성 검토와 신사업에 대한 시장 조사를 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에는 베트남, 미얀마, 인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현지를 둘러봤다. 베트남 방문시 쯔엉떤상(Truong Tan Sang)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나 현지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위기돌파 방법도 현장에서 찾는다= 지난 8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주력 시장인 미국을 찾았다.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을 생산현장에서 찾기 위해서였다.

정 회장은 “미국의 자동차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물량 부족을 해소하는 데 이 곳 현지공장의 정상적인 차량 공급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며 “확실한 품질 점검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차량 공급을 통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 하라”고 지시했다.

또 “미국시장에서 ‘제값 받기’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품질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다”고 강조한 뒤 “3교대 등으로 생산 물량이 늘어나는 것만큼 품질 수준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안 외부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강덕수 STX 회장도 지난 6월 러시아 국영조선업체 USC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상호합자계약서(JVA) 체결식에 참석하며 현장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9월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 서밋에서 이고르 쥬진 메첼 회장, 러시아 전 부총리이자 로스네프트 회장인 이고르 세친, 안드레이 디아츠코프 USC 사장 등과 잇따라 만났다. 러시아의 에너지·조선·해운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STX그룹 관계자는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총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외교에 신도시건설 수주까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에너지 외교로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터키의 타네르 이을드즈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을 만나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중동·북아프리카 경제협력기구(MENA)에 참석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만나 공동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SK그룹 관계자는 “터키 성과는 일찍이 유럽-아시아-중동을 잇는 터키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최태원 회장이 직접 발품을 팔며 사업 추진을 지원한 데 힘입은 바 크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아울러 자원개발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에서 20시간 가까이 걸리는 강행군이 필요한 페루 오지까지의 방문도 서슴치 않았다.

김승연 한화 회장 역시 직접 발로 뛰며 이라크 신도시 건설 수주를 직접 챙겼다. 그 덕분에 이라크 10만호 신도시 건설뿐만 아니라 태양광사업과 플랜트 등 인프라 투자도 구체화했다.

한화는 이번 10만호 주택 건설과 LNG플랜트, 담수화 처리시설, 태양광 발전소 등 산업 설비, 그리고 산업 인재교육까지 책임지는 아라크 재건사업의 핵심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들의 잇딴 현장방문은 빠른 의사결정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사업기회의 발굴이라는 효과도 거둔다”며 “김승연 회장의 이라크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직접 발로 뛰는 총수 때문에 또 다른 사업 기회도 생기고 빠른 의사 결정도 된다”며 “김승연 회장의 이라크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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