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 "순위보다 내실…비은행부문 투자 '순익 1조클럽' 가입"

입력 2012-09-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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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자회사 1조7000억 증자…농협생명·보험 등 역량 극대화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작업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우선 내실을 다져 조직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 입니다.”

지난 6월 농협금융지주 2대 회장에 취임한 신동규 회장이 향후 경영 기조를 이같이 밝혔다.

신 회장이 농협금융의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해 꺼낸 카드는 대규모 증자 계획이다. 신 회장은 자본 확충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협은행, 농협생명 등 자회사들에 총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 회장이 집중하는 부분은 보험을 비롯한 비은행 자회사 이다.

신 회장은“총자산 규모로 보면 5위지만 은행, 보험 등을 제외한 나머지 자회사는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게 사실”이라며 “명실상부한 금융지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비은행 부문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우선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의 증자가 시급하기 때문에 10월 중 세 회사에 대한 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농협은행과 농협증권도 연내에 증자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하반기 농협금융 혁신을 위해 비은행권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은 농협은행에 자회사 중 가장 많은 최대 9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 3월 농협금융지주 출범에 따라 정부가 약속한 1조원 규모의 주식(산은지주 5000억원, 도로공사 5000억원) 현물출자가 이뤄지면 농협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한 조치이기도 하다. BIS 비율 산정 때 현금이 아닌 주식은 위험가중자산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농협생명에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35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증자 후 농협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208%에서 230%로 높아진다.

이같은 증자를 위해 농협금융은 10월 초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3년 만기 연 3.2%대, 5년 만기 연 3.3%대 조건으로 발행이 가능하며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회사채 소화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농협금융은 낙관하고 있다. 금융지주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자회사에 출자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그러나 자회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자본 확충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신 회장의 선택은 새로 출범한 농협금융의 최선책이라는 평가다.

또한 지주사의 자금여력을 자회사 증자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 자체가‘신동규식(式)’공격경영의 기치를 올린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신 회장은“지주 출범 이후 감독 규정에 따라 충당금을 3000억원 가량 추가로 쌓고, 농협중앙회에 브랜드 사용료 1700억원을 지급하는 등을 감안할 때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순이익 1조원 달성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신 회장의 내실다지기는 농협금융의 취약점 보완에도 두드러진다. 신 회장은 지난해 농협 전산망 장애로 골머리를 앓았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산부문 구조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현재 IT업무가 중앙회 소속 농협정보시스템에서 내년에는 금융지주 자회사로 바뀐다" 며 "보험부문은 이미 생명보험, 손해보험이 독립된 IT시스템을 확보하는 작업이 시작된 만큼 오는 2015년 이전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IT업무는 은행이 담당하고 인력 양성 등을 책임있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농협금융을 대표하는 상품 개발 또한 신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경영전략중 하나다.

그는 “농협금융을 대표하는 상품 개발을 위해 9월부터 은행, 카드, 보험 등 전사적으로 대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 1분기에는 2단계로 대표상품을 업그레이드하며 농협금융 상품의 붐을 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신 회장은 농협의 충성고객이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고려,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스마트금융 강화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최근 스마트브랜치도 오픈하는 등 지주는 물론 카드 등에서 스마트금융 강화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카드사 분사 또는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신 회장은“카드의 경우 독립된 회사로 가는 형태가 있고 은행과 같이 하는 형태가 있다”고 전제한 뒤“현재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카드사를 분사할 경우 수지상으로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분사의 경우 여러 가지 시장상황과 중장기적 전망, 내부 여건 등을 판단해야 하기에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한 M&A에 대해 신 회장은“대내외 여건과 자본력, 시장상황 등을 판단해야 하며 신경분리 초기이기에 내실을 다지는 게 급하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우선 흐트러진 내부 조직을 추스르고 보험의 경우 신규직원을 대거 영입했기에 하나의 조직으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공격경영을 앞둔 신 회장으로서도 우려되는 부문은 있다. 바로 아직 구체적인 마무리가 되지 않은 정부의 현금출자 계획.

신 회장은“회장에 취임하기 전부터 정부가 KDB산은지주 주식 5000억원, 한국도로공사 5000억 등 총 1조원을 농협에 현물출자하기로 합의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은법상 산은지주의 주식을 받으려면 국회의 대외지급보증을 얻어야 하기에 이를 위한 보증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황. 하지만 산은도 민영화의 일환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위해 국회에 보증안을 제출해 있다.

문제는 산은의 IPO에 대한 정치권, 특히 민주당 측 입장이 상당히 부정적이라 결국 농협에 대한 현물출자는 정부와 국회가 산은 IPO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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