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의 세계] 정용실 KBS 아나운서 "내 영역은 대중관심에 따라 휘둘리지 않죠"

입력 2012-08-3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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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만난 정용실 아나운서는 단정한 원피스에 백팩을 맨 활기찬 모습이었다. 친근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어조는 오랜 방송 경력을 그대로 드러냈다.

정 아나운서는 여자 아나운서로는 드물게 ‘자신만의 분야’를 가졌다. “교양 프로그램이 제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왔어요. 한 분야에서 꾸준히 한 보람을 느껴요.” 연예인들의 MC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아나운서의 역할이 좁아졌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녀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대중의 관심이 어느 분야를 향하느냐에 따라서 역할이 좁아지거나 넓어지게 보이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아나운서는 거기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죠.”

보여주는 직업인만큼 아나운서를 향한 대중의 편견도 존재한다. 특히 여자 아나운서에 대한 편견은 뿌리 깊다. 정 아나운서는 이런 편견도 관심과 애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나운서 사회도 큰 사회의 축소판이니까 결혼을 잘 하는 사람도 있고 못 하는 사람도 있어요. 다만 재벌과 결혼할 때 같은 특별한 경우에 세간의 관심이 더 쏠리다 보니 편견이 생기기 마련이죠.”

정 아나운서는 아나운서의 기본 요건으로 오디오를 꼽았다. “소리의 기본이 잘 잡혀있는 사람들은 성공확률이 높아요. 단 몇 초만 들어봐도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바로 파악할 수 있거든요.” 중요한 것은 또 있다. 바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 “빼어난 미모보다는 계속 보고 싶은 매력이 있어야 해요. 방송이니까 보는 이를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람이 필요해요.” 물론 자신감도 중요하다. “정보를 전달할 때 전달자 본인이 자신없어하면 시청자의 신뢰성이 떨어져요.”

요즘에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각종 방송 아카데미가 필수 코스다. 하지만 경력 21년의 베테랑, 정 아나운서의 생각은 다르다. “자기주도학습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사교육에 의존하려고 드는 것 같아요. 실제로 현장에서는 획일적인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방송을 많는 보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이죠.” 정 아나운서는 아무리 경쟁률이 높더라도 정말로 아나운서가 되길 원하는 사람은 반드시 된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아나운서는 되는 것만큼이나 계속 하는 것도 어려운 직업이다. “찾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할 수 있으니까요. 노력 없이는 나이 먹어서 계속 방송하기 힘들어요. 결국 관리자의 길을 걸을지 현장에서 계속 활동할지는 본인의 선택해야 해요.”

정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를 ‘방송인이자 우리말 지킴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시청자가 바른말을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란 뜻이다. “저희만 노력해서는 우리말을 지킬 수 없어요. 시청자분들이 더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정용실 아나운서는…

1991년 KBS 18기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주부, 세상을 말하자’ ‘여성공감’ 등을 진행했으며 현재 KBS 1TV ‘즐거운 책 읽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서른, 진실하게 아름답게’와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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