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순매도금액은 988억원 규모.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이며 191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개인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14일 종가기준 134만5000원이었던 주가는 22일 126만4000원으로 6.02% 밀렸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1956.96에서 1935.19로 1.11% 하락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시총 최대주인 삼성전자에게는 굴욕적인 수준이다.
전일 삼성전자가 전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10%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외국인들은 못 들은 척 삼성전자를 내던지고 있다. 반면 애플은 연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며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시총 700조원을 가볍게 넘어서기도 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애플이 내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아이폰5 출시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3 등의 판매량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매물을 쏟아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오는 24일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과 삼성전자간의 특허권 침해 소송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적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3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가격부담이 불거진 측면이 있다”며 “다만 삼성전자의 실적이 급락하거나 하향 조정되지 않는 한 일시적 매물소화의 과정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애플과의 특허소송에 대해 “한쪽에 유리한 판결이 나온다면 자칫 스마트폰산업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쪽에 쏠리지 않는 균형을 맞추는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애플의 최대 부품공급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5가 출시된다고 해도 실적이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도 “소송결과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겠지만 소송 리스크를 제외하고는 주가가 싼 편이고 갤럭시노트2 등 3분기 실적 모멘텀이 살아있다”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결국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