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 "법인세 추태를 아십니까?"

입력 2012-08-16 10:50

한국에서 법인세 정책방향은 증세다.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도 향후 5년 간 1조6000억원을 증세하는데,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다.

세계는 법인세율 인하경쟁을 하는데, 한국은 법인세 증세 쪽으로 가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법인세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즉, 법인세는 기업이 부담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며, 기업은 부자이기 때문에 법인세 인상은 부자에 세금을 더 물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세계는 단일세율 체계로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오히려 높은 단계 세율을 더 만들어, 두단계 법인세율 체계에서 세단계 구조로 다원화하고 있다. 또한 복지확대에 따른 재원조달 방안으로 제일 먼저 나오는 안이 법인세를 인상하는 것이다.

법인세는 부자증세의 대표적인 정책수단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법인세를 보는 시각은 효율성이 아닌, 형평성과 세수확보 기능을 더 강조하고 있다.

법인세에 대한 이러한 시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법인세 부담에 대한 경제적 효과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법인세 부담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세계규범에 일치하는 어떠한 법인세 정책안도 현실화될 수 없다.

‘법인세는 실제로 누가 부담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재정학에서 잘 정립되어 있다. 궁극적으로 법인세를 부담하는 주체는 법인이 아니다.

왜냐하면 법인은 세부담의 주체가 될수 없는 임의단체일 뿐이기 때문이다. 법인세 부담은 법인의 주인인 주주, 법인의 종업원, 해당법인의 소비자, 전체 자본가들이 부담한다. 법인세를 통해 경제행위가 변화함으로써 법인세 전가(tax shifting)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법인세가 이렇게 여러 부문의 경제주체들에게 전가됨에도, 이를 실증적으로 규명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실제로 법인세 귀착의 많은 연구들은 여러 부문으로 전가되는 수준을 미리 가정해 두고, 소득계층 별로 부담하는 수준을 실증적으로 규명할 따름이다.

이러한 연구의 대략적 결론은 법인세 부담은 의도한 대로 누진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법인세를 통해 형평성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귀착이론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새로운 것은 없다. 이론과 실증연구들이 한결같이 법인세의 재분배 효과를 부정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의 의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법인세를 통해 형평성을 달성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수확보 차원에서 법인세를 활용하면, 그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엄청나게 높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은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일반인들에게 직관적으로 이해시키기 매우 어렵다.

법인세 귀착에 대한 이해수준이 낮아서 법인세를 통해 세수확보와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 세계는 법인세를 통해 경제발전하려는 정책방향으로 가고 있고, 특히 개방화 국제경제 속에서 조세경쟁을 통한 법인세 인하정책이 주된 흐름이 되고 있다.

법인세 인하정책은 국가가 선택하는 정책수단이 아니고, 국제경제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따라야 할 국제규범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이러한 규범에 반하는 정책이 인기있는 정치상품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법인세를 실제로 부담하는 주체가 누구인 지를 규명하는 문제는 이론구조 속에서 보여주는 개념적 진실이지, 실증분석을 통해 규명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법인세 진실을 일반국민에게 알리는데 한계를 가진다. 그러나 현재로선 꾸준한 홍보와 교육을 통해 국민들의 인식을 서서히 바꾸는 방법이 유일하다. 물론 법인세 귀착에 대한 경제적 인식을 가진 현명한 정치인이 국제규범에 맞는 법인세 정책을 추진하면, 모든 게 해결되지만, 한국의 정치시장 구조를 보면 불가능하다.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법인의 중요성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많은 학자들이 정치인이 되어선 법인세 인상에 앞장 서는 현실이다. 정치인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선 일반 국민들의 감성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올바른 법인세 정책은 국민들의 법인세에 대한 바른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법인세 부담은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들이 부담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될 때, 한국의 법인세 정책은 제자리를 잡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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