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불황 극복' 특명] 회식 줄이고 전기 아끼고… "허리띠 졸라매자"

입력 2012-08-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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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가까운 층 계단 이용 '절전 생활화' 내수 부진 자동차업계는 구조조정 칼바람

기업들의 불황기 탈출 방법은 다양하다. 무조건 줄이고 안 쓰는 절제형에서 쓸데 없는 지출은 줄이는 절약형 등 수없이 많다. 절수에 엘리베이터 안 타기 등 아기자기한 방법들까지 동원된다. 사정이 어려울 땐 1000원짜리 한 장이라도 아껴보려는 마음가짐처럼 기업들의 상황은 절박하다.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수익이 감소하자 고강도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다. 외환은행은 절전을 위해 을지로 본점 대형 환율 전광판을 낮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동하지 않고 있다.(왼쪽사진) 한국전력은 예비전력이 임계치에 다다르자 실내등을 끄고 업무를 보고 있다.(오른쪽 사진) 사진= 노진환ㆍ고이란 기자
호남석유화학은 지난달부터 119운동을 하고 있다. 119운동이란 부서 회식은 1차에서 한 가지 술로 저녁 9시 이전에 끝내자는 캠페인이다. 회식이 대부분 회사 자금으로 나가는 만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시행했다.

119운동은 절주라는 명분이 있어 반응도 긍정적이다. 회사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반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회식이 있다고 해도 9시 이전에 들어오니 아내와 아이들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굳이 필요하지 않은 비용을 줄이고 있다. 삼성전자 강남 사옥 주변에는 인공 연못이 조성돼 있다. 이 곳에서는 여름에 분수가 나오면서 시민들의 눈길을 끈다. 그러나 올해는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여름철 동안 가동을 중지했다.

또 처음으로 서초사옥 사무직 임직원에게 반팔 셔츠를 입게 하기도 했다. 생산현장에서는 동절기에 시행했던 ‘피크시간 의무 절전’을 실시하는 등의 ‘3S(Smart Summer Save)’ 운동도 대표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다.

포스코는 3층 이하는 계단을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강남 포스코센터의 경우 여름 기간 동안 반팔 상의 등 복장자율화를 실시했다. 실내 온도는 출퇴근 시간의 엘리베이터를 제외하고는 26~28도를 유지하고 있다. 오후 8시 이후에는 전 사무실을 소등해 에너지 비용을 아끼고 있다. 이는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켜 가정과 함께 보내라는 의미도 담고 있어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가마솥 더위가 지속되자 점심 시간을 늘렸다. 매일 온도를 측정해 28.5도 이상이면 점심시간을 30분, 32.5도 이상이면 1시간 각각 연장했다. 휴식시간을 늘려 에너지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물을 아끼는 절수 운동까지 벌이기도 한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포항, 인천, 당진, 부산 등의 공장에서 절수 캠페인을 실시했다. 샤워꼭지 잠그기, 누수 되는 곳 즉시 보수 등 10대 절수운동을 제시했다. 캠페인은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그 실천여부 또한 꼼꼼히 확인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성과까지 점검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벌이니 참여율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물론 경비를 줄이기 위한 살벌한 방식도 있다. 바로 구조조정. 우리나라 경제에서 ‘위기’라는 단어가 등장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실행된 방법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 구조조정의 매서운 한파는 자동차업계에 닥쳤다. 내수부진과 글로벌 경제위기에 시달린 르노삼성자동차는 기업 회생 방안의 하나로 지난 10일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르노삼성차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은 2000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금과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24개월분의 위로금이 지급된다.

앞서 한국지엠은 지난 6~7월 부장금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132명이 지원해 2년치 연봉과 퇴직금을 받고 회사를 떠났다.

내수차 판매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업체들부터 차례차례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지엠의 내부 관계자들은 명예퇴직이 차장급 이하로 확대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려울 때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안 살림살이를 파는 방법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현대차 보유 주식을 매각해 현금 7500억원을 마련하고 회사채도 발행했다. 포스코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안에 계여사 10여 곳을 정리할 계획이다. 매각이나 계열사 간의 합병 방식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포스코의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가지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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