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의 적은 닌텐도…정용진의 경쟁상대는 에버랜드?

입력 2012-08-07 10:01 수정 2012-08-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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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 경쟁상대는 테마파크" 강조… 복합쇼핑몰, 신성장동력으로 기대

“유통업체의 경쟁 상대는 에버랜드 같은 테마파크 또는 야구장이다”

정용진 신세계부회장이 틈날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시내에 백화점을 지을 수 있는 공간이 점점 부족해지고 쇼핑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신세계의 미래 청사진을 함축하고 있다. 그룹이 성장하려면 단순한 쇼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 부회장의 경쟁상대 지목은 과거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닌텐도’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세계 제일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가 2000년대 들어 둔화된 성장률의 원인을 닌텐도, 소니 등 게임기에서 찾으면서다. 주 고객의 60%를 차지하는 청소년층이 스포츠가 아닌 게임에 몰두하면서 스포츠용품 구입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주목을 끌었다.

때때로 경쟁은 뜻하지 않게 일어난다. 업종간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지면서 서로 다른 산업간의 경쟁이 보편화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소주와 드라마가 서로 경쟁상대가 될 수 있고 통신산업과 교통산업이 경쟁관계에 놓일 수도 있다. 변화하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일의 경쟁자를 찾는 혜안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 답을 교외형 복합쇼핑몰에서 찾았다. 복합쇼핑몰이란 단순히 상품만 구입하는 곳이 아니라 쇼핑·엔터테인먼트·문화·레저시설 등을 두루 갖춘 대형 상업시설을 말한다.

정 부회장은 복합쇼핑몰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쇼핑과 여가를 접목한 복합쇼핑몰을 전국에 10곳 정도 조성하고 있다. 신세계가 이 분야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3조원에 달한다. 그룹의 ‘본업’인 백화점의 경우 올초 의정부점 개설 외에 당분간 단독출점 계획이 없는 것과 비교해 사업 초점을 이제는 쇼핑몰 쪽으로 바꿨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달 31일 의왕시와의 ‘교외형 복합쇼핑몰 개발 업무협약(MOU)’ 체결식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올해 들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으로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룹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은 그룹의 신사업으로 중요도가 높아 정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협약에 따라 의왕시 학의동 백운호수 일대 문화밸리 내 10만㎡ 용지에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들어설 예정이다.

백화점에서 종종 볼 수 있던 일회성 행사와는 차이가 있다. 복합쇼핑몰에서는 쇼핑과 식사, 산책, 문화공연 관람 등 다양한 활동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 신세계는 일반적인 문화시설 못지않은 고품격 여가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교외형 복합쇼핑몰은 도심에서 10~20km 거리로 접근성이 좋아 40~90km 거리에 자리한 프리미엄 아웃렛과도 차별점을 갖는다.

정 부회장은 의왕시와의 협약식에서 “앞으로는 도심이 아니라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교외 쇼핑문화가 확산될 것”이라며 “온 가족이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복합쇼핑몰이 대세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비전대로 실무진이 10여개 복합쇼핑몰 추진 사업에 가족들이 놀 거리에 대한 구체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교외복합쇼핑몰에 콘텐츠를 채우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전문가와 기업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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