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집단소송' 리스크]2008년 리먼사태 이후 주가 폭락하자 소송 줄이어

입력 2012-08-0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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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권리 찾기' 봇물

#금융상품에 투자해 본 경험이 없었던 K씨는 우연히 A증권사 직원과의 상담을 통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국·공채 등에 현금자산을 투자하게 됐다.

어느 날 A증권사 직원은 K씨에게 LIG그룹이 보증하는 기업어음(CP)이라며 적극 권장했다. 자료를 보여주면서 LIG건설은 LIG그룹에서 자금지원이 이뤄지므로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해 투자를 권유했다.

하지만 K씨는 막대한 손실을 봤고 결국 올초 적합성원칙, 설명의무 위반 등으로 4856백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주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주식매매를 해오던 L씨는 2008년 리먼 사태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폭락하자 답답한 마음에 B증권사를 방문했다.

L씨는 당사 직원과 현금매수 주식과 담보대출매수 주식 중 어느 종목을 매도해 담보부족을 해소할 것인지 상담했다.

협의 끝에 담보대출 주식을 매도하기로 하고 담보부족을 해소했으나, 리먼 사태가 진정된 후 주가가 상승하자 담보대출 주식 매도로 인해 큰 손실을 봤다.

L씨는 지난해 10월 증권사를 상대로 538백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1심에서 전부 패소, 항소를 제기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08년 리먼 사태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소송을 준비하는 인터넷 카페가 잇따라 개설되고 변호사 사무실에 소송 관련 문의가 빗발치는 등 투자자들의 줄 소송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2008년 미국계 투자은행(IB)인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소송을 준비하는 인터넷 카페가 잇따라 개설되고 변호사 사무실에 소송 관련 문의가 빗발치는 등 투자자들의 줄 소송이 이어지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소송리스크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투자자들과의 법정다툼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리먼 사태 후 줄 소송 =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분쟁조정 접수 및 처리현황 가운데 펀드 관련 분쟁접수 추이는 2009년 상반기까지 총 926건이다. 대부분의 민원이 상품 설명 내용이 충분하지 못한 불완전판매 피해였다.

리먼 사태로 환매가 중단된 파생상품펀드 투자자들은 판매사 등을 상대로 투자금을 돌려달라며 ‘줄 소송’을 냈다.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주가연계펀드(ELF)인 ‘우리2스타파생상품펀드KH-3호’ 투자자들은 이 펀드 판매사인 경남은행과 운용사인 우리CS자산운용을 상대로 고객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며 원금과 연 11.5%의 이자를 돌려달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 상품은 홍콩 소재 리먼 브러더스 아시아가 발행한 ELS 등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2006년 9월 경남은행을 통해 창원과 마산 등지의 투자자 500여 명에게 176억원 어치 팔렸다.

투자자들은 펀드가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발표로 환매가 연기되는 바람에 조기상환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펀드는 환매가 무기한 연기됐으며 기준가가 시초가의 1% 미만으로 급락해 99% 이상의 평가손실을 냈다.

역외펀드 선물환 계약 피해자들은 인터넷사이트 ‘중국펀드 선물환계약 피해자 소송모임’이라는 카페를 개설하기도 했다.

‘중국 몰빵 투자’ 논란을 낳았던 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도 소송의 대상이었다. 투자자들은 지난달 ‘인사이트 펀드 집단소송’ 카페를 만들어 집단 대응에 나선바 있다.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 분쟁 결국 법원행 = 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 분쟁은 2009년 초 법원으로 넘어갔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심의회를 열고 인사이트 펀드가 중국에 집중 투자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분쟁조정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은 투자자들과 미래에셋 간 주장이 너무 달라 사실 관계를 확정지을 수 없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조정위 차원의 결정보다는 법원 판단을 받아보라는 것이다.

2007년 10월 증시가 고점에 있을 때 출시된 인사이트 펀드는 전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상황에 따라 최적 상품에 자유롭게 투자하겠다는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를 내걸고 4조원대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묻지마 투자’ 열풍을 불러왔다.

그러나 증시가 침체되면서 수익률이 악화됐고 실제 투자의 70% 정도가 중국에 집중됐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운용 약속과 다르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률이 100%에 달하던 시기에 대박을 노리고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리먼 사태 이후 펀드통으로 몸살을 앓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며 “성난 투자자들은 펀드 소송에 집단적으로 나서면서 운용업계가 소송 대란을 염려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고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환상으로 자금이 몰린 초대형 국내외 펀드들은 모두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사진>리먼 브라더스 뉴욕 본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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