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즐거운 나의 직장']"직원이 웃어야 회사도 산다" 氣살리기 프로젝트 '톡톡'

다양한 이벤트로 업무 효율 높여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원의 의욕이고 사원들이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영자의 일이다. 경영자는 직원을 어떻게 감동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직원이 화나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

일본 전기설비제품 제조업체 미라이공업의 창업주 야마다 아키오 명예회장의 말이다.

야마다 회장은 이런 생각으로 셀러리맨의 유토피아 미라이공업을 만들었다.

미라이공업은 직원들에게 70세의 정년을 보장한다. 잔업과 휴일근무·정리해고는 없다. 3년의 육아휴직이 주어지며 전직원이 5년마다 가족동반 해외여행을 떠난다. 국내 여행은 매년 간다. 휴가는 1년에 140일 이상이고 급여는 대기업 수준이다.

노동시간이 짧아지면 사원들이 기뻐하고 애사심과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일으킨다는게 야마다 회장의 생각이다.

미라이 공업의 연간 매출은 2300억원이고 경상이익은 360억원으로 일본내 동종업체에 비해 5배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상품이 1만8000여개, 이중 90% 이상은 특허다. 일본 시장 점유율 80~90%를 차지하는 제품도 수십가지다.

최근 국내 금융권에서도 즐거운 직장 만들기에 한창이다.

일을 하라고 강요하는 대신 즐거움과 휴식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다이어트 왕 선발대회 등 이벤트 풍성

금융회사들은 직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위해 풍성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연아 아이스쇼·야구장 관람을 비롯해 각종 캠프 및 '○○왕 선발대회'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신한금융은 '다이어트 왕 선발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평소 건강을 강조해 온 한동우 회장이 직접 추진한 이벤트다.

2인 1조로 8주간 다이어트를 해 체중을 가장 많이 줄인 팀에게 스포츠의류교환권 등 부상이 주어진다.

한 회장은 '다이어트 왕 선발대회'에 참여하는 직원들에게 줄넘기와 아령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4월 '바둑왕 선발대회'를 직접 기획해 진행시켰다.

우리은행은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테마여행'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작년 7월부터 시작된 주말테마여행은 송어얼음낚시와 제빵왕 체험, 고구마 심기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매회 200여명 이상의 직원 및 가족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임직원 자녀 초청행사'를 통해 임직원의 자녀 200여명이 김연아 아이스쇼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매년 2회 전 임직원이 함께 영화관람을 하고 있으며 분기마다 야구장이나 영화티켓을 추첨·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매년 겨울 임직원 및 가족들이 참여하는 '한가족스키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업무·개인사, 모두 터놓고 말해요

만병의 근원이 되는 스트레스를 해소와 심리적 안정도 금융회사들이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삼성증권은 직원들의 심리상담 프로그램인 '힐링마루'를 운영 중이다.

힐링마루는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는 의미의 힐링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마루의 합성어로 심리상담 전문업체 '휴먼 다이내믹' 의 심리상담 전문가들이 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다.

또 인재관리 컨설턴트, HR전문가 심리학자 등 전문가들은 라이프 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일적인 성공 뿐 아니라 즐거운 인생을 만들어가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직원과의 소통에 나서기도 한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최근 100여명의 직원과 함께 '남산길 걷기' 행사를 가졌다.

남산길을 걸은 후 근처 식당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지난 5월에는 임직원 및 직원 1000여명과 함께 잠실 야구장을 찾아 함께 야구관람을 하기도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취임하면서 회장을 문패를 '조이 투게더(Joy Together)'로 바꾸고 직원 누구나 찾아올 수 있도록 개방했다.

SK증권은 매월 CEO와의 조찬, 도넛 미팅, 도시락 간담회 등을 마련하고 있다.

◇쉬는게 보약…'열심히 일했으면 떠나라'

직원들이 휴일도 없이 일에 파묻혀 지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정시퇴근이나 휴가를 강제하는 제도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특별휴가 5일과 연차휴가 10일을 합쳐 15일을 쉴 수 있는 '휴(休) 리프레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앞뒤로 주말까지 포함하면 최장 23일까지도 쉴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직원들이 휴가기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여행사 상품을 할인 받거나 콘도 우선 배정권을 받도록 도움을 주고 놀이공원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휴가기간 중 자격증 공부나 외국어 공부 등을 할 경우에는 최대 100%까지 지원을 한다.

신한은행은 모든 직원들이 의무적으로 10일을 쉬어야 하는 '웰프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증권 '리프레시 제도'를 통해 근속년수 1년 이상인 정규직 직원이 연차휴가를 5일 이상 연속으로 사용하면 연차휴가 보상금을 지급한다.

동양증권은 매월 셋째주 수요일을 '스위트 홈데이'로 정해 무조건 5시반에 퇴근하도록 했다. 혹시나 일을 하려는 직원들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이날은 내부시스템 접속을 완전 차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