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공모주의 진실

입력 2012-06-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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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용 증권부 차장

투자자들이 공모주에 열광하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률에 비례하는 큰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미국의 리터(Jay R. Ritter) 교수와 팀 루그런(Tim Loughran)이 1970년부터 1990년대까지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된 4753개 공모주의 수익률을 비교했다.

결과는 놀라운데 공모주의 평균수익률은 연 3%대였던 반면 S&P500 수익률은 11.3%에 달했다. 20년간 누적수익률은 S&P500이 751%인 반면 공모주는 81%다.

불과 몇 해 전만해도 공모주(IPO : Initial Public Offering)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다. 공모주 청약 열기가 최고조였던 지난 2009년 한국정밀기계 1조168억원, STX엔파코 1조691억원, 서울마린 1조3000억원, 그리고 하이닉스 유상증자 신주공모에는 공모주 사상 최대인 25조8000억원이 몰렸다.

2010년에는 대한생명과 삼성생명이 잇달아 기업을 공개했는데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 참여를 위해 대출이 폭증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공모주 청약 당시 수백 대1의 경쟁률은 기본이고 상장 즉시 3~4일간 상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는 소위 ‘대박’을 안겨주는 로또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IPO시장이나 관련종목들의 움직임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올해 IPO를 마친 10개 종목 가운데 25일 종가기준으로 6개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공모가를 웃도는 기업은 코오롱머티리얼, 사람인에이치알, 빛샘전자, 남화토건 등 4개에 불과하다. IPO株 ‘거품’ 논란까지 일으키며 승승장구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산전벽해와 같은 변화다.

공모주 청약에 실패했다고 상장이후 ‘묻지마 매수’에 나서는 것은 실패 확률이 더 크다. 소위 ‘잘나가는’ 공모株의 경우 상장 초기 과도한 수급이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착시 현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상장 초기 주가가 급등락을 연출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일반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기관이 단기간 공모 차익을 노리고 빠져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종목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일부 종목의 주가 흐름은 실망스럽다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공모주 사랑은 여전하다. 7월 말까지 IPO를 예정하고 있는 기업은 총 9곳. 최근 청약을 끝낸 사조씨푸드는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청약증거금이 몰리며 21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기업의 미래가치 등 질적분석 없는 묻지마 공모주 투자는 쪽박의 지름길이다. 공모주 대박 시대는 지났다. 공모주 시장은 주식 가치가 과대평가된 찰나를 이용해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내다파는 시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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