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돋보인 정전대비훈련

입력 2012-06-2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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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 정치경제부 기자

IMF 구제금융 금모으기 이후 다시 한번 전 국민이 뜻을 모은 하루였다. 21일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를 가정하고 실시한 정전대비 훈련 얘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방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훈련에서 전 국민들이 동참한 결과 원자력발전소 5기를 넘어서는 최대 548만kW의 전력량을 아꼈다.

5000만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특히 예비전력이 100만kW 이하로 떨어지는 ‘심각’단계 발령이 내려진 직후 예비전력은 1000만kW 위로 치솟는 등 작년과 같은 블랙아웃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했다.

올해 최대 전력수요는 480만kW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공급능력은 지난해보다 90만kW 늘어나는데 불과하다. 고리원전 1호기 등 일부 원전과 화력발전소의 고장 및 정비로 발전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규모가 큰 발전소 한 두곳이라도 고장이 난다면 꼼짝없이 대규모 정전사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장기 전력수급대책을 제때 마련하지 못한 당국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저렴한 전기료에 귀한줄 모르고 물 쓰듯 전기를 사용한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

우리의 전기요금은 일본의 40%, 미국의 70%선에 그치고 생산원가보다도 13%나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1인당 전력소비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10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량이 지나치다.

정부는 신고리 4호기와 영흥 화력발전소 6호기 등 신규 발전소가 가동되는 2014년 이전까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전력난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전력공급을 아무리 많이 늘린다고 해도 지금처럼 전력을 낭비하는 소비 행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

이번 훈련에서 검증됐듯 절전기여도가 높은 산업체를 비롯해 유통업체와 호텔 등 일반건물이 절전에 모범이 돼야 한다. 또 훈련 동참이 미흡했던 주택부문에서도 보다 자발적인 절전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번 훈련을 통해 보다 계획적이고 현실을 반영한 장기 전력수급대책을 세우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절전 캠페인을 펼쳐 국민 모두 절전 소비가 체화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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