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협회 등 금융권 곳곳, 다시 '모피아' 전성시대

입력 2012-06-20 11:12 수정 2012-06-20 12: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신흥 모피아(재무관료 출신)라기 보다는 올드보이(OB)들이다. MB정부의 인맥이 넓지 않은 탓이다.”

“차기 정권으로 넘어가면 가능성이 없다. 정권 말이지만 지금이라도 한 자리 더 차지하자는 것이다.”

금융권에 다시 모피아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것에 대한 은행 고위 관계자들의 평이다. 금융기관들의 수장 자리가 비었다하면 어김없이 모피아 출신들이 하마평에 오른다. 금융권과 언론에서 “어는 기관이든 하마평에 나오는 이름은 비슷하다”는 자조 섞인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피아들은 MB정권 들어 한 자리씩 한 자리씩 금융기관 수장 자리를 차지했다. 행정고시 18회 출신인 이우철 코람자산신탁 부회장은 2008~2011년 생명보험협회장을 역임했다. 이 부회장이 생보협회장을 오른 해에 신동규 농협금융 회장 내정자는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꿰찮다. 그는 농협금융 회장 자리에까지 올라 도돌이표 인사의 전형을 보여줬다.

모피아의 금융권 장악은 정권 말로 갈수록 그림이 완성되는 모양새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등이 모두 2011년 중순을 전후해 임명됐다.

특히 김정국 이사장은 행시 9회로 강만수 회장의 불과 1년 후배다. 당시 외환위기 시절 관료들의 귀한은 강만수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금융권은 평가했다.

행시 25회로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지난달에 선임됐다. 지난 4월에는 행시 18회로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를 거친 정해방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임명됐다.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은행의 주요보직을 거친 뒤 은퇴한 한 인사는 “금통위원 내정 때도 ‘이제 남은 자리가 별로 없다’며 정부 내에서의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 말 들어 모피아 스스로 열심히 자리를 찾아다니다 보니 모피아 출신 금융수장들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중은행의 부행장은 “금융은 정부 규제산업이다 보니 수장으로 힘있는 관료 출신이 오면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친정부적인 인사들은 정권이 교체된 뒤에 내홍을 겪는 부작용이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도 모피아 출신의 득세는 예외가 아니다. 김영과 한국증권금융 사장, 우주하 코스콤 사장, 이현승 SK증권 사장, 김범석 더커자산운용 사장 등이 재무 관료를 거쳤다.

◇용어설명

△모피아 =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MOFE)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다. 재무를 담당하던 관료들이 마피아처럼 세력을 구축해 산하기관 및 금융권을 장악하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아이돌 레시피와 초대형 상품…편의점 음식의 한계 어디까지?[Z탐사대]
  • 제니와 바이럴의 '황제'가 만났다…배스 타올만 두른 전말은? [솔드아웃]
  • 송다은 "승리 부탁으로 한 달 일하고 그만뒀는데…'버닝썬 여배우' 꼬리표 그만"
  • ’돌아온 외인’에 코스피도 간다…반도체·자동차 연이어 신고가 행진
  • ‘빚내서 집산다’ 영끌족 부활 조짐…5대 은행 보름 만에 가계대출 2조↑
  • “동해 석유=MB 자원외교?”...野, 의심의 눈초리
  • 미끄러진 비트코인, 금리 인하 축소 실망감에 6만6000달러로 하락 [Bit코인]
  • 명승부 열전 '엘롯라시코'…롯데, 윌커슨 앞세워 5연속 위닝시리즈 도전 [프로야구 16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150,000
    • +0.37%
    • 이더리움
    • 5,037,000
    • +0.54%
    • 비트코인 캐시
    • 611,000
    • +1.16%
    • 리플
    • 702
    • +3.39%
    • 솔라나
    • 205,300
    • +0.39%
    • 에이다
    • 587
    • +0.86%
    • 이오스
    • 935
    • +0.75%
    • 트론
    • 163
    • +0%
    • 스텔라루멘
    • 140
    • +1.45%
    • 비트코인에스브이
    • 69,900
    • -1.34%
    • 체인링크
    • 21,120
    • +0.14%
    • 샌드박스
    • 542
    • -0.1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