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농협 회장인선 막전막후

입력 2012-06-20 09:3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번 회장 선정은 언론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언론에서 이철휘 사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면서 결국 당초 계획했던 판은 깨고, 언론에서 거론된 사람들 뺀 후보자들 가운데 선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신 전 회장이 추천되면서 찬성, 반대가 나눠지기도 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을 추천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참석자의 언급이다.

◆회추위, 언론부담에 신동규 전 회장 낙점

이같이 회추위의 신동규(61) 전 은행연합회장 낙점은 금융권의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유력 후보군이였던 이철휘 전 사장은 (어제)아침까지 축하전화를 받았다고 하는데 정말 갑작스럽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회추위는 당초 이철휘 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과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을 유력후보로 올려놓고 막판까지 저울질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추위원의 측근들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이 전 사장이 앞서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였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매제다. 때문에 한 때 이 전 사장이 사실상 단독 후보로 결정됐다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보도됐다.

권 부위원장은 주변 여론을 감안해 회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권에서 국무총리실장으로 재직할때 민간인 불법사찰의 배후로 지목됐던 만큼 자칫 청와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회추위는 두 사람 사이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결국 방향을 급선회, 관료 출신이지만 은행장 경험이 있는 신 후보자를 최종 낙점했다.

◆신 내정자, 용장(勇將)형 인물…추진력 기대

한편 신 내정자에 대한 금융권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인 편이다.

한 신 내정자를 지근에서 지켜본 한 은행권 관계자는“신 전 회장이 가면 아마 구조조정도 잘 하고, 일 하나는 열심히 할 것이다”고 평했다.

특히 신 내정자는 추진력이 강한 ‘용장(勇將)’으로 분류된다. 이는 수출입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 시절 시도했던 과감한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때문에 금융지주로 새출발해 시장점유율 확대와 생산성 향상이 절실한 농협금융에 꼭 맞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강만수 KDB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현 정부 금융권 실세들과도 탄탄한 교분을 유지하고 있어 대 정부 관계에서 농협금융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도 평가되고 있다.

◆주인 찾은 농협금융, 향후 과제는

우선 신 내정자는 농협금융에 대해 리스크 관리와 생산성, 전산분야에서 취약성을 가졌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농협금융은 중앙회 시절인 2001년부터 2008년까지 8년간 부채담보부증권(CDO)과신용부도스와프(CDS) 등 외화증권에 투자해 6억1580만달러(약 74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생산성과 수익성 역시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편. 지난해 4월 사고를 낸 후 4차례나 더 문제를 일으킨 전산부문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때문에 신 내정자의 초반 개혁 드라이브는 특히 이들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신 내정자의 발걸음은 분주해질 전망이다. 흐트러진 조직 추스리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선‘낙하산 인사’거부 조짐을 보이고 있는 농협 노조와의 관계 개선이 급선무다.

실제로 노조는 농협중앙회가 농림수산식품부와 경영개선이행 약정서(MOU)를 체결한 것을 두고도 ‘관치경영’을 인정한 것이라며 총파업을 이미 결의한 상태다. 노조는 또한 신 내정자의 출근저지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농협중앙회 그늘을 벗어나 영업력을 강화해야 할 몫도 신 내정자가 풀어야할 숙제다.

때문에 농협 안밖에서는 7월 초로 예정된 농협금융의 비정기인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협금융의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7월 초 비정기 인사가 단행되는데 회장 선임을 서두른 이유도 이번 인사를 염두해둔 것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신 내정자가 은행연합회장에 있으면서 후임 회장을 위해 정기인사를 미룰만큼 인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7월 인사는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신 내정자의 회장 취임 이후 7월 인사를 통해 향후 농협금융의 진용을 가늠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609,000
    • -0.49%
    • 이더리움
    • 5,283,000
    • +1.17%
    • 비트코인 캐시
    • 640,000
    • -0.93%
    • 리플
    • 726
    • +0.14%
    • 솔라나
    • 233,900
    • +0.82%
    • 에이다
    • 627
    • +0.48%
    • 이오스
    • 1,134
    • +0.71%
    • 트론
    • 155
    • -1.27%
    • 스텔라루멘
    • 14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150
    • -0.69%
    • 체인링크
    • 25,700
    • +2.8%
    • 샌드박스
    • 604
    • -0.6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