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인사이드' 어머니 살해 후 8개월 방치한 지군父 "사흘 굶으며 폭행 당해"

입력 2012-06-1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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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발견 당시 사시나무 떨 듯 나에게 매달려 ‘절대 날 버리면 안 돼’라고 말할 때 사고를 직감했다. 그 때 그 표정을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어머니를 살해하고 8개월 간 방치한 고3 지 군의 친아버지가 13일 방송되는 tvN 시사교양 프로그램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해 사건의 전말과 지 군이 당한 학대를 고발했다.

지 군은 지난해 3월 전국 1등을 강조하는 어머니의 강요를 이기지 못해 살해한 후 시신이 부패하자 안방 문을 공업용 접착제로 밀폐한 뒤 8개월간 방치했다. 지난 4월 국민참여재판에서 지 군은 원심에서 구형된 15년 형을 깨고 징역 3년 6개월, 단기 3년 형을 선고 받으며 논란과 함께 다시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지 군의 아버지는 범행이 발각된 날 사시나무 떨 듯 매달리는 아들의 손을 잡으며 사고를 직감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빠,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날 버리면 안 돼“라는 말에 아들을 지켜야겠다 마음 먹었다고 한다. 특히 지 군이 엄마의 과도한 욕심과 집착으로 학대를 받았던 점, 자신과 별거 후 친척들과도 전혀 교류 없이 어머니와 단 둘이 살며 고립된 상황이었던 점을 참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엉덩이가 좀 짝짝이처럼 되어 있다. 한쪽만 워낙 맞아서… 그 상처가 진물이 나고 바지에 달라붙어 피가 나면 쓰라리니까 거기에 대충 약 바르고 휴지 붙여서 학교 가고 그랬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가 얼마나 참을성이 많았는지 주위에 거의 이야기를 안 해 처음엔 증언해 줄 친구도 찾지 못 했다. 심지어는 사건 전 3일 정도 굶고, 이틀을 잠을 못 자고, 그 전날부터 밤새 맞았다고 하더라. 나도 예전에 애 엄마랑 싸우며 한 이틀 반을 못 잔 적이 있어서 아이의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경찰조사에서 지 군은 담담히 자신의 범행을 진술했다고 전해졌다. 지 군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범행이 믿기지 않았고 아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지 군을 제지하기도 했다고.

“아이가 그러더라. ‘매일 잠만 자면 엄마가 나타나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고… 그 이야기를 하며 모든 걸 털어놓고자 하는데 아빠로서 차마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걸 그냥 다 밝히라고 했다.“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감형된 지 군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갈라지고 있다. 여러 상황과 아이의 심리를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과 아무리 사정이 있어도 존속살해에 대한 형량으로는 너무 낮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것. 특히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체를 방치한 부분에 대해 거센 비난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지 군의 아버지는 “미래 언젠가 ‘어머니를 죽인 사실’에 스스로 느낄 깊은 절망과 고통도 생각해달라”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아이가 자기가 죽겠다는 생각에서 그 일을 저질렀지만 그 뒤처리를 감당할 아무런 준비가 없었다. 우발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일을 저지른 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나쁜 아이라면 사체를 유기했을 거고, 보통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 대부분이 비닐에 싸든지 해서 자기 범행을 감추려 하는데 아이는 이걸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모르는 거다“

이와 함께 지 군의 고모는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가 되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라며 가정 내에서의 아동 학대와 폭력에 대해 사회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이에게만 죄를 물을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가 가해자이지만 결국 어른들에 의한 피해자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가 아이를 자기의 결핍된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 생각하며 폭언과 폭력으로 학대를 하는 것에 대해 이제는 드러내놓고 개선시켜 나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과정을 돌아보며 “내 죄가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도 아이 엄마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멍든 가슴을 치는 지 군 아버지의 이야기는 13일 오후 7시 ‘사람으로 만나는 세상’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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