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편성의 비밀]지상파 ‘틈새시장’공략하고 소재·내용 차별화에 총력전

입력 2012-06-0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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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종편의 드라마 전략

더 이상 시청자들은 지상파 3사 드라마로 만족하지 않는다.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를 찾아서 채널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덕분에 ‘1%만 넘어도 성공’이란 케이블·종편 시장에서 5%대를 넘는 폭발적인 시청률을 거둔 드라마도 등장했다. 지상파에 비해 상대적 약자인 케이블·종편 드라마들은 ‘똑똑한’ 편성 전략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이끌어 냈다. 이들의 전략을 샅샅이 해부했다.

▲JTBC '아내의 자격'
◇정면 대결보다는 틈새 노리기

케이블과 종편 드라마는 지상파 드라마에 맞서기 위해 ‘우회 편성’ 전략을 택했다.

이미 다년간의 계획 시청 유도로 월-목 밤 10시는 SBS, KBS2, MBC의 미니시리즈, 주말 밤 9시와 10시 시간대는 SBS, MBC의 주말드라마, 월-금 밤 8시 25분은 KBS 1TV 일일드라마라는 공식이 성립돼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면 승부’보다는 다른 시간대에 드라마를 편성해 시청자 유입을 시도 중이며 이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은 타깃층인 2030 세대의 주 시청시간대가 밤 11시에 형성돼 있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주중 드라마를 밤 11시에 편성했다. 이런 tvN 편성은 잘 맞아떨어져 대표적인 트렌디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밴드’‘인현왕후의 남자’ 등이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비해 종편 채널은 월-목 밤 8시 45분으로 전략을 꾸민다. 특히 지난 4월 막을 내린 JTBC ‘아내의 자격’은 순간 시청률 5%를 넘을 정도로 성공을 거두며 종편 드라마 신화를 썼다. 한 종편 관계자는 “종편 4사 중 드라마 한 편이 성공할 경우 그만큼 드라마 장르의 시청자 유입이 커질 것이며 이와 같이 타 종편 드라마까지 시청층이 확대되는 ‘윈윈 전략’ 구사로 향후 고정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TV조선은 주중 편성 대신 주말 오후 6시 50분 편성을 택했다. TV조선 편성 관계자는 “지상파는 이 시간대에 오락 프로그램이 많이 편성돼 있는데 드라마를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틈새시장을 공략했다”라고 밝혔다. 주말 코믹드라마 ‘지운수대통’은 참신한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 유쾌한 스토리 전개로 호평받고 있다.

▲tvN '인현왕후의 남자'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수

지상파는 대자본의 투자와 함께 시청자들의 높은 인지도, 최고의 캐스팅 파워로 이미 최상의 드라마 제작컨디션을 갖고 있다. 시청자들은 지상파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를 굳이 케이블이나 종편 채널에서 보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케이블과 종편은 소재와 내용 전개에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종편 최고 히트작 ‘아내의 자격’은 대치동과 교육 1등이란 독특한 소재와 함께 불륜이라는 공감 소재, 그리고 김희애 이성재 등 톱 배우들을 적절히 조화시켜 성공했다. JTBC 측은 “지상파 드라마 트렌드가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을 때 현실에 기반을 둔 드라마를 방송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3040대인 주시청자 층에 맞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했고 여러 가지 요소가 종합적으로 작용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JTBC를 제외한 종편 3사는 개국 당시와는 달리 드라마 제작을 채널 당 1편으로 줄인 상태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드라마의 질을 높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하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았다.

대신 종편은 스타 캐스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JTBC 월화드라마 ‘해피엔딩’은 최민수 심혜진 이승연, ‘러브 어게인’은 김지수를 간판 스타로 내세웠다. 채널A 월화드라마 ‘굿바이 마눌’은 류시원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고, 지난 4월 종영한 TV조선 ‘한반도’는 황정민과 김정은을 캐스팅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스타 캐스팅이 바로 시청률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대작이었지만 낮은 시청률로 조기종영이란 아픔을 겪어야 했다.

▲TV조선 '지운수대통'
◇드라마의 성장=채널의 성장

드라마는 예능 등 다른 프로그램보다 현저히 많은 제작비가 필요하지만 케이블과 종편 채널이 꾸준히 투자하는 이유는 확실하다. 가장 대중적인 장르의 콘텐츠며 성공했을 경우 폭발력이 다른 콘텐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채널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서 드라마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tvN은 주중 드라마 성공에 힘입어 케이블 최초 100부작 일일드라마 ‘노란복수초’를 제작했다. 차별화된 색깔과 빠른 전개를 통해 일일드라마 주 시청층인 30대 이상 여성 시청자는 물론 20대 여성도 끌어들이고 있다.

주중드라마와 주말드라마는 물론 일일시트콤 ‘청담동 살아요’까지 안정적인 시청률을 거두는 JTBC는 종편 드라마의 선두 주자다. JTBC 관계자는 “지상파 3사에 이어 대한민국 4대 채널이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드라마 성공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자회사인 드라마 제작사 ‘드라마하우스’를 운영할 정도로 앞선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채널보다 우위를 선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른 종편 채널들도 약진을 노리는 중이다. 개국 때부터 ‘막장 드라마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TV조선은 오는 11일 일일시트콤 ‘웰컴 투 힐링타운’을 선보인다. 임하룡 송대관 박해미 김용선 등이 출연하는 ‘웰컴 투 힐링타운’은 국내 최초 골드에이지 시트콤을 표방하며 시니어 세대의 문화와 고민 등을 다룰 예정이다.

MBN은 타깃층을 4050세대로 맞추고 돈, 가족, 부부 등 공감 소재와 장기간의 기획 기간을 걸쳐 올 하반기 새로운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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