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편성의 비밀]미니시리즈 인기 높아도 주 5회는 안돼?

입력 2012-06-08 09: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프라임타임’ 드라마 속 숨은 법칙

프라임 타임(prime time)은 시청자나 청취자가 가장 많은 시간대를 뜻하는 방송용어다. 텔레비전의 경우 오후 8시에서 밤 11시 사이, 일요일은 오후 7시에서 밤 11시까지를 가리킨다. 이 시간대는 시청률이 가장 높은 만큼 광고비도 최고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라임 타임은 방송 편성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다. 각 방송사 프라임 타임을 꿰찬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드라마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월화·수목·주말·일일 등 요일 기준으로 나뉘어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포진돼 있다.

올 상반기 안방극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때는 수요일과 목요일 밤 9시 55분이다. 지상파 3사는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한날 한시 시작하는 미니시리즈를 편성해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수목극 3파전’이라 불리는 이 경쟁은 현재 방송 2주차에 접어든 KBS 2TV ‘각시탈’, MBC ‘아이두아이두’, SBS ‘유령’ 이 대결에 나선 3라운드가 한창이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일주일 내내 보고 싶다" "연장 방송 하면 안되나" 등 주 2회 방송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 섞이 투정이 약속이라도 한 듯 쏟아진다. 사진 왼쪽부터 KBS '적도의 남자', MBC '해를 품은 달', SBS '옥탑방 왕세자'.
◆ 수목극이 핫하다?

근 반년간 이어진 수목극 3파전이니만큼 공통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왜 수목극인가. 앞서 수목극 1차전 승리를 거둔 MBC ‘해를 품은 달’은 노조 파업 여파로 결방돼 종영이 한 주 연기됐다. 이에 SBS, KBS는 단막극 등을 긴급 편성해 후속 드라마의 첫방송일을 한 주씩 늦췄다.

당시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던 ‘해를 품은 달’과 새 드라마의 경쟁 구도를 피하려는 의도였다. 이후 2번의 동시 출발이 반복되면서 수목극 대결의 열기가 전에 비할 수 없이 뜨거워졌다. 첫방송부터 종영까지 시청률 0.1%P 변동에도 상승, 하락이라는 표현이 붙을 정도다.

수목극 3파전의 발발 원인에 대해 방송 고위 관계자는 “동시간대에 미니시리즈가 편성되면서 형성된 경쟁 구도”라고 분석하며 “16부작, 24부작 등 비슷한 길이의 미니시리즈가 같은 시간대에 편성되다보니 시작점과 도착점이 같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시간대 미니시리즈 대결구도는 수요일과 목요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월, 화요일 역시 밤 9시 55분 대결이 펼쳐진다. 같은 조건이지만 월화극은 수목극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MBC는 창사50주년 특집극 ‘빛과 그림자’로 장기전을 펼치고 있고, KBS와 SBS는 미니시리즈가 방송 중이지만 경쟁 열기가 수목극의 그것에는 한참 못 미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월화보다는 수목이 더 ‘핫(hot)’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드라마국 관계자들은 ‘수목이 더 핫하다’는 분석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한 관계자는 “50부작 등 장기전을 펼치는 작품이 수목보다 월화극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수목극의 비중이 높아보이는 것일 뿐 방송국 내부적으로 수목에 좀 더 비중을 둬왔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시청자가 답이다

인기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일주일 내내 보고싶다” “월화수목 4일 방송하면 안 되나” 등 열혈팬들의 투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평일 밤 9시55분 편성되는 드라마가 주 2회만 방송하는 데 대한 아쉬움이다. 팬들의 바람대로 밤 9시55분 주 4회, 주 5회 방송되는 작품의 편성이 가능할까. 답부터 내놓자면 ‘NO(안 돼)’다.

물론 단가가 높은 광고가 배정되는 시간대이니만큼 한 작품만으로의 편성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방송 편성은 기본적으로 시청자의 생활패턴에 맞춰 이뤄진다. 미니시리즈가 주 5회 방송될 수 없는 이유는 평일 밤 9시 55분, 주 5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TV 앞을 지켜줄 시청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촬영 스케줄 등 현실적인 문제는 그 다음이다.

프라임타임대에는 특별기획이나 대하극보다 경쟁력 있는 미니시리즈가 주로 편성된다. 16~24부로 이어지는 미니시리즈는 스토리 전개가 빠른 만큼 시청자의 높은 집중력을 끌어낼 수 있다. 아울러 다양한 연령대 시청자가 모이는 시간대이니만큼 시청자 개인의 입맛에 맞춰 월화, 수목, 주말 등 선택을 만들어 준다는 의미도 있다. 방송 관계자는 “어떤 형식에 맞춰 나눴다기보다는 시청자의 생활패턴을 따라가다보니 자연 발생한 기준이 주 2회”라고 설명했다.

제작 환경 상으로도 이유가 있다. 시간적으로 현실 불가능한 제작 스케줄 탓이다. 해당시간에 편성되는 미니시리즈는 스토리의 구성상 당대 최고 스타들이 주연으로 캐스팅된다. 한 드라마 PD는 “촬영 시간 부족 등 현실적인 제작 조건들이 해결되는 기적이 일어난대도 출연할 배우가 없어 주 5회 미니시리즈는 못 만든다”며 “대부분 촬영에 참여하는 주인공으로 주 5회 분량을 부담할 수 있는 인기스타를 찾기는 벼락맞기보다 힘들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음주운전 걸리면 일단 도망쳐라?"…결국 '김호중 방지법'까지 등장 [이슈크래커]
  • 제주 북부에 호우경보…시간당 최고 50㎜ 장맛비에 도로 등 곳곳 침수
  • ‘리스크 관리=생존’ 직결…책임경영 강화 [내부통제 태풍]
  • 맥도날드서 당분간 감자튀김 못 먹는다…“공급망 이슈”
  • 푸틴, 김정은에 아우르스 선물 '둘만의 산책'도…번호판 ‘7 27 1953’의 의미는?
  • 임영웅, 솔로 가수 최초로 멜론 100억 스트리밍 달성…'다이아 클럽' 입성
  • 단독 낸드 차세대 시장 연다… 삼성전자, 하반기 9세대 탑재 SSD 신제품 출시
  • 손정의 ‘AI 대규모 투자’ 시사…日, AI 패권 위해 脫네이버 가속화
  • 오늘의 상승종목

  • 06.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017,000
    • +0.37%
    • 이더리움
    • 4,978,000
    • -1.21%
    • 비트코인 캐시
    • 554,000
    • +1.19%
    • 리플
    • 693
    • -0.29%
    • 솔라나
    • 189,800
    • -0.89%
    • 에이다
    • 547
    • +0.18%
    • 이오스
    • 814
    • +0.49%
    • 트론
    • 166
    • +1.22%
    • 스텔라루멘
    • 133
    • +0.76%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850
    • +0.72%
    • 체인링크
    • 20,300
    • -0.34%
    • 샌드박스
    • 468
    • +1.7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