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돋보기]'말실수'로 구설수, 삼성그룹 노심초사

입력 2012-05-07 11:23 수정 2012-05-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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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없는 말이 천리 가고, 세치 혀로 흥한 자는 세치 혀로 망한다. 모두 때와 장소를 가려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는 속담이다.

요즘 이 속담을 가장 마음 깊이 새기고 있을 기업은 바로 삼성이다. 말로 인해 이런 저런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삼성가 유산상속 소송이 벌어진 후 형인 이맹희 씨와의 감정싸움이 격화되자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 낸 게 화근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17일 “고소한 사람들이 수준 이하다. 한푼도 못 내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형 이맹희 씨가 “탐욕스럽다”고 반격하자 또 다시 “집에서 이미 퇴출된 양반”이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이들의 거친 입싸움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즈’도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족의 불화가 ‘텔레비전 연속극’(soap opera)을 보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

파장이 예상 외로 커지자 이 회장은 지난 2일 “저 번에 사적인 문제로 개인 감정을 드러내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직접 사과했다. 자신의 발언이 ‘오너리스크’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의 말로 인한 구설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 “정부정책이 낙제점을 면한 수준”이라는 발언을 해서 청와대의 분노를 사자 “자신의 뜻이 잘못 전달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말로 파장을 불러 일으킨 사람은 이건희 회장뿐 만이 아니다. 지난해 초 3D TV 기술 논쟁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의 엔지니어들에게 한 막말이 퍼져나가며 당시 삼성전자 김모 전무는 LG디스플레이 경영지원센터장에게 사과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재계 서열 1위이자 전세계 스마트폰과 TV, 반도체 등 산업을 이끌어가는 기업이다 보니 그 상징성이 크다. 사소한 말 실수 하나에 국민들과 정치권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바로 ‘삼성’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이재현 회장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룸살롱 접대 의혹과 관련해 삼성이 CJ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루머가 나돌았다. 삼성이 청와대에 “이런 소문이 있는데 확인해줄 수 있나요?”라고 요청하고, 경찰이 이를 확인한 후 정보보고 문서를 만들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것. 이 문서가 언론에 새나갔다는 게 루머의 내용이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사실 무근임을 밝히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 않는 일까지 오해를 받고 있는 삼성. 억울할 만하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실제로 한 말이나 행동은 어떻게 변질돼 또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지 모르는 일이다. 삼성의 입은 점점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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