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책임 축소 논란…개정상법 맞추려다 주주반대에 포기

입력 2012-03-16 10:4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사외이사 책임 감경은 필요…상임이사 책임 감경은 문제 있어

‘주주권한 강화를 위해 현행대로 이사책임을 엄격해야 규제해야 한다’ ‘이사책임이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 누가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겠는가’

대림산업이 정관을 바꿔 이사 책임을 축소하려던 당초 계획을 철회하면서 기업의 이사 책임 축소 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주주권과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이사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국민연금의 입장이지만 유능한 경영진 확보와 적극적인 기업 활동을 위해서 이사책임 축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사책임 축소 논란의 불씨를 던진 것은 4월 발효되는 상법개정안이다. 개정 상법 제400조 2항에서 ‘고의 또는 중대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에 대한 이사의 책임을 최근 1년간 이사 보수액의 6배(사외이사는 3배) 이내로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이사책임은 무한책임이어서 적극적인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데 제약이 많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은 상법 개정안을 추진했지만, 문제는 이사 책임 감면 조건이나 절차에 대한 엄격한 적용에 대한 보안 요건들이 미비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선이다.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는 “중대과실에 대한 판단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사외이사에 대해 책임 감면하는 것은 맞지만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상임이사에까지 책임을 면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사의 경우 경영판단 원칙에 따라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규정이 있어 경영판단 원칙을 신축성 있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는 지난 입법과정에서 유능한 경영진을 쉽게 영입해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이사의 책임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반대는 방초 법 개정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총 공고를 낸 547개 상장사 중 이사의 책임축소를 정관 변경에 상정한 상장사는 185개(34%)에 달한다. 이중 대림산업은 지난 14일 국민연금과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반대로 이사의 책임을 감경하기로 한 정관 변경안을 철회했다. 국민연금은 사안에 따라 이사책임 축소 정관변경을 반대한다고 밝히고 있어 정관변경을 추진하던 기업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당장 16일과 23일 열리는 주총에서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건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포스코, 대한항공, 한진 등 한진그룹계열사, LS그룹 계열사들이 이사책임 감면 조항을 신설하기로 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삼성, SK, LG, 롯데는 소액주주와 악화된 여론을 감안해 당장 올해는 이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주식시장에서 큰손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민연금이 반대할 경우 상장사들이 정관변경을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입장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이번 상법 개정 취지가 국민연금 반대로 유명무실화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651,000
    • -0.49%
    • 이더리움
    • 5,296,000
    • +1.63%
    • 비트코인 캐시
    • 644,000
    • -0.08%
    • 리플
    • 726
    • +0.55%
    • 솔라나
    • 233,400
    • +1.17%
    • 에이다
    • 628
    • +0.96%
    • 이오스
    • 1,131
    • +0.71%
    • 트론
    • 156
    • +0.65%
    • 스텔라루멘
    • 150
    • +1.35%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150
    • -0.58%
    • 체인링크
    • 25,780
    • +3.49%
    • 샌드박스
    • 607
    • +0.3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