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되는 뉴타운]보물을 꿈꾼 땅, 애물단지 전락

입력 2012-03-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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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대형 개발 프로젝트-뉴타운 제동 걸리고 한강 르네상스 좌초

▲정부와 서울시는 지난 10여년간 시민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 2002년 시작된 뉴타운사업과 2006년 오세훈 전 시장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과 함께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지난 2003년 송도, 영종, 청라지역을 동북아 비즈니스 거점지역으로 육성하겠다며 의욕적으로 추진한 인천경제자유구역(IFEZ)도 사업 시작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곳곳이 허허벌판으로 남아있어 상전벽해의 기대감은 꿈이 되고 있다. 사진은 한강르네상스 전략정비지역인 여의도 전경.
대한민국 월드컵 4강 진출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인 2002년 10월. 서울시의 시범뉴타운(은평·길음·왕십리) 지구지정을 시작으로 ‘뉴타운’이라는 세 글자가 시민들의 부푼 기대를 받으며 등장했다.

이후 2003년 11월 12곳의 2차 뉴타운 사업지와 5곳의 시범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을 거쳐 2005년~2007년까지 3차 뉴타운 11개 지구와 3개의 2차 균촉지구, 1개의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등 서울 전역이 뉴타운 열풍에 휩싸인다.

‘뉴타운의 봄날’은 여기까지였다. 그로 부터 10여년이 흐른 현재 뉴타운은 집값 폭등, 사업주체의 비리, 주민간 갈등을 양산한 주범이라는 오명과 함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서울의 젖줄인 한강을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역점사업인‘한강르네상스’를 추진하며 이 같이 선언했다.

오 시장은 한강변에 병풍처럼 들어선 답답한 재래식 아파트를 화려한 초고층 아파트로 대체하고, 한강에서 요트를 타고 제주도와 중국을 오가는 시대를 열겠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기존 한강변 주민들에게 주어질 개발이익을 시와 나눠 갖자는 제안에 불과했고, 결국 주민들의 호응을 얻는 데 실패했다.

한강르네상스는 이제 무상급식 주민투표 사태 이후 자취를 감춰버린 오 시장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인천 송도·청라·영종지구를 동북아의 중심 허브로 만들겠다며 시작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또 어떤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외자 유치가 저조하게 됨에 따라 각종 개발계획이 축소되거나 파국을 맞았다.

우두커니 아파트만 들어서고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불꺼진 아파트가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교통망은 물론 학교나 마트 등 기본적인 시설이 태부족해 새 아파트 전셋값이 서울의 절반 수준임에도 입주자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때 청약불패 지역으로 각광받던 송도는 최근 대규모 미달사태의 굴욕을 맛봤고, 청라·영종에서는 달콤한 개발 청사진에 속아 고분양가에 아파트를 사게 됐다며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도 끊이지 않고 있다.

위 사업들은 정부 및 지자체 등이 ‘상전벽해’를 부르짖으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시간이 흘러 퇴출 위기에 몰리거나 개발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물론 부동산 경기 침체, 글로벌 금융위기, 주민-시행 주체간 갈등 등 크고 작은 변수들이 이들 사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개발 만능주의와 정치권의 무분별한 선심성 공약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골칫거리로 전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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