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김정태 시대 열었다

입력 2012-02-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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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카리스마…소통경영의 달인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대도약에 나서는 하나금융지주의 두번째 총사령탑이 됐다. 하나금융은 이에 따라 김승유 회장 퇴임 이후에도 내부 최고경영자(CEO)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다음달 공식 취임하는 김 내정자는 외환은행 인수로 성장 동력을 확보한 하나금융의 ‘새 선장’으로서 그룹의 본격 성장을 이끌어 낼 책무를 맡게 됐다.

◇‘용장’(勇將) 김정태 내정자= 하나금융 한 고위 관계자는 김 내정자에 대해 “현장 영업통 최고경영자(CEO)이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조직을 이끄는 대표적인 ‘용장’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평소 김 내정자를 평할 때 ‘영업의 달인’이라는 말을 주로 쓴다. 은행에 몸을 담은 30여년 대부분을 영업 현장에서 뛰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하나대투증권의 ‘제2의 도약’을 이끌어 낸 것도, 하나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도 김 내정자가 이끌어낸 것이다.

그러나 김 내정자를 잘 하는 지인들은 “용장이자 지장(智將)이면서 덕장(德將)인 리더’라고 평한다. 추진력이나 뚝심, 영업통이란 단어만으로는 김 내정자를 설명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 내정자의 한 측근은 “은행장 자리는 전략과 영업력, 리더십 등 3박자를 다 갖춰야 하는 자리”라며 “이런 자질이 없었다면 김 내정자가 총자산 300조원이 넘고 직원 2만3000여명을 거느린 거대금융그룹의 수장으로 낙점됐겠느냐”고 말했다.

사실 김 내정자는 현장 경험과 탁월한 성과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포스트 김승유’로 평가받아 왔다. ‘영업의 달인’, ‘화합의 CEO’라는 닉네임이 말해주듯 대내외적으로 ‘적’이 없고 정치적인 색채가 없는 안정된 경영을 펴왔다.

특히 김 내정자는 평소 화통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친화력이 좋고 직원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은행장 취임 후 ‘펀(Fun) 경영’을 화두로 내걸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해 ‘조이투게더(Joy Together. 김정태의 영문약자)’라 명명한 은행장실을 개방한 건 유명한 일화다. 춤과 노래 실력도 수준급인 김 행장은 직원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항상 앞장서서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도맡아 왔다.

김 내정자는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원회의 공식 발표 직후 “하나금융그룹을 위해 리더로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스스로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helper)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역할과 소임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다른 분들의 조언과 충고도 마음 깊이 듣겠다”고 말했다.

평소 CEO는 직원들이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고스란이 묻어난 것이다.

◇당면 과제는= 김 내정자는 우선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내야 하는 중임을 떠안았다. 금융권 일각에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5년간 보장키로 한 만큼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 내정자가 윤용로 외환은행장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내야 할 숙제다.

또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상이한 조직 문화를 통합하는 것도 김 내정자의 몫이다. 특히 시각을 외환은행으로 돌리기 보다는 안으로 돌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외한은행을 인수하면서 행명 유지, 임금 체계 유지 등 통큰 양보를 했다. 하나금융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출신 이외에 서울·보람·충청은행 출신들이 못내 섭섭한 감정이 생길 수 있다.

아울러 치열한 영업대전도 준비해야 한다. 규모 경쟁에서 밀렸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웠지만, 신한지주, KB금융, 우리금융 등 경쟁 금융지주사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김 내정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소매금융과 프라이빗뱅킹(PB)에 강하고, 외환은행은 외환과 무역금융, 국외영업 부문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 내정자가 현명한 전략을 취한다면 하나금융이 기업금융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경쟁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조직원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게 하는 게 ‘리더’의 역할인만큼 김 내정자의 수완에 따라 하나금융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정태 차기회장 약력

△부산 출생(1952년) △경남고 졸업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서울은행 입행 △하나은행 입행 △하나은행 송파지점장 △하나은행 지방지역본부장 △하나은행 가계영업점 총괄본부장 △하나은행 영남사업본부 부행장 △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나은행장 겸 하나금융그룹 가계금융 비즈니스유닛(Business Uni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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