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프간의 '역린'을 건들지 말라

입력 2012-02-28 08:45 수정 2012-02-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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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오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이 현지인들의 ‘역린(逆鱗)’을 건드리면서 지난 10년 간의 악몽이 되풀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프간의 역린은 다름 아닌 신성에 대한 모독.

무지몽매한 미군들이 기지 내 쓰레기장에서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를 불태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프간의 반미 감정이 솟구치고 있다.

지난 22일 시작된 미군의 코란 소각 항의 시위로 미군 4명을 포함해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파문이 확산되자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고의적인 것이 아니었다면서 공식 사과했다.

그럼에도 사태는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달에도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한 미 해병대원들이 탈레반 요원들의 시신 위에 소변을 보는 동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퍼지면서 중동과 이슬람권에서 반미 감정이 불길처럼 번졌다.

작년에는 칸다하르주에서 미군 병사들이 최소 3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뒤 시신과 함께 포즈를 취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한바탕 소란이 일기도 했다.

역린이란 용의 목 아래에 다른 비늘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 있는 비늘을 말한다.

중국 전국시대 말기 한나라의 공자로 불렸던 한비자는 “용이란 짐승은 친하기만 하면 올라탈 수도 있지만 역린을 건드린 사람에게는 반드시 보복을 한다”고 했다.

미군의 이번 코란 소각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슬람권에서 코란은 신과 다름없는 존재다. 신을 불태운 중죄인에게 용서란 있을 수 없다.

세계 평화유지군을 자처하는 미군은 신중했어야 했다.

나라를 대표해 해외로 파견된 군인들에게 현지 문화와 역사 정도는 가르쳤어야 했다.

미국은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군과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 등 중대사를 앞두고 있다.

햇병아리 군인들의 무지로 인해 대사를 그르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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