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의 이상한 합병…알짜 지주사 'LIG' 사라진 배경은?

입력 2012-02-21 11:00 수정 2012-02-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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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TAS가 흡수 후 LIG로 사명 변경…'지주사 전환 때 부채제한 유예' 공정법 허점 노려

LIG그룹이 방산부문 지주회사인 ㈜LIG를 LIG건설의 법정관리로 물의를 빚은 티에이에스(TAS)에 합병 후 해산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튼튼한 재무구조를 유지해 오던 LIG를 없앤 배경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21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TAS는 지난해 12월 14일 그룹의 방산부문 지주회사인 LIG를 흡수합병했다. 회사 명칭도 합병한 LIG로 변경 등기했다. 그룹 지주사였던 LIG의 등기번호와 회사등록번호는 합병에 따라 자동적으로 말소됐다. 지난 2006년 지주사 등록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의 머리를 담당했던 LIG는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합병 직전 양측 회사의 지분은 그룹 오너 일가들이 100% 소유했다. 특이한 점은 합병에 따른 존속 회사를 비교적 재무구조가 탄탄한 옛 LIG가 아닌 LIG건설 법정 관리 문제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옛 TAS로 선택했다는 점이다.

옛 LIG와 옛 TAS의 합병 전 그룹 지배구조는 방산부분은 옛 LIG가 지배하고 건설부분은 옛 TAS가 지주사 역할을 했다. 또 이들 회사의 지분을 오너 일가가 100% 보유하면서 그룹의 방산부문과 건설부문을 지배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LIG건설이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법원의 회생계획안에 따라 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옛 TAS는 LIG건설 인수와 한보건설 합병 등으로 생긴 막대한 부채만 떠 안은 허울 뿐인 지주사로 남았다.

또 옛 TAS의 막대한 부채가 방산 등 알짜 계열사의 지주사인 옛 LIG로 이전되면서 지난해 11월 지배구조를 TAS→LIG→계열사(금융제외)로 재편했다. 부실기업인 TAS가 그룹 알짜 지주사의 지주사로 변경된 것이다. 이후 TAS와 LIG를 합병한 후 새로운 지주회사로 TAS를 존속시키고 LIG를 해산했다.

문제는 이번 합병이 공정거래법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점에서 의혹을 사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자본총액(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을 뺀 금액)의 2배를 초과하는 부채를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지주사로 전환하거나 설립될 당시 자본총액의 2배를 초과하는 부채를 보유할 때는 2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옛 LIG는 지난 2006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회사로 등록됐다. 옛 TAS는 지난 2007년부터 지주사로 등록이 돼오다가 지난해 LIG건설이 법정관리후 계열사에서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지주사 등록명단에서 제외됐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옛 LIG를 존속시키고 TAS를 흡수합병을 했을 경우 공정거래법에 명시된 지주사의 부채비율 제한 조항에 저촉이 될 가능성이 컸던 것이다. 옛 LIG는 옛 TAS의 빚이 이전되면서 부채가 6000억원 가량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합병 후 자본금액은 2554억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실 계열사를 그룹의 새로운 지주사로 변경한 것은 비정상적인 합병으로 보인다”며 “만약 정상적으로 옛 LIG를 남겨두고 TAS를 합병했다면 막대한 부채 때문에 현행 법률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LIG그룹 측은 “옛 TAS가 안고 있던 부채를 새 지주사가 고스란히 승계했다”며 “이번 합병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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