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대학이 미래다⑤] 퇴색한 교양교육 ’인문학’틀로 재정립

입력 2012-02-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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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새로운 시도 "대학교육 본질 찾자"

경희대는 대학교육의 본질을 되찾고 학부 교양교육의 면모를 새롭게 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후마니타스 칼리지(Humanitas College)를 운영하고 있다. 한 대학이 학부생 전체를 대상으로 체계화된 교양수업을 계획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후마니타스 칼리지 설립 배경에는 대학이 교양교육의 체계적인 발전·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대학의 교양수업은 인문·사회·과학 등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학문적 기초소양을 익힘으로써 통합학문의 기본을 닦는 과정이지만 최근에는 본래의 취지를 잃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학점을 잘 주는 과목으로만 수강생이 몰리거나 교수 개인의 실력에 따라 강의의 질이 결정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대학 안팎의 시대적 압박에 밀려 심각한 왜곡과 변질을 강요받고 있는 대학교육의 근본적인 역할과 목적을 재확인하고 교양교육의 품격을 회복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후마니타스는 일반적으로 인간 또는 인류를 의미하는 말로 이해되고 있지만 이 용어를 만든 철학자 키케로는 ‘문명을 만드는 인간’이라는 의미로 그 말을 사용했다.

그 후 르네상스 시기의 이탈리아 인문주의자들은 키케로의 생각과 유사한 ‘이상적 인간’을 말하기 위해 이 용어를 부활시켰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이 말을 지구사회 전체의 문명과 문화를 포괄하는 현대적 문맥에서 크게 △자신의 지적·윤리적·심미적 상승을 부단히 시도하는 인간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고 타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능력을 키우는 인간 △인류사회와 연대하고 평화로운 문화세계를 추구하며 정의와 결속하는 인간 △문명을 만들고 문명에 참여하며 동시에 행성의 관점에서 지구사회의 난제들을 풀어가는 인간 네 가지로 재정의 했다.

후마니타스의 이러한 의미들은 교양인이라는 말 속에 집약될 수 있다. 교양인은 문명의 제도인 교육을 문화적 의미차원으로 끌어 올리는 사람이다.

교양인으로서의 후마니타스는 문명을 만들고 문명에 참여하면서 지구사회의 문명을 성찰하는 인간, 자신의 성찰을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지구적 실천인이라는 뜻을 가지게 된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한 나라의 시민성과 세계 시민성을 조화시키며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하는 실천적 지식인을 육성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은 크게 △중핵교과 △배분이수교과 △자유이수교과 △기초교과로 구성된다. 서울·국제캠퍼스 구분 없이 모든 경희대 신입생들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양교육과정을 총 35학점 이상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중핵교과는 인간의 가치 탐색, 우리가 사는 세계 등 인간·사회에 대한 기본이해를 탐구한다. 기초교과는 글쓰기·영어·시민교육으로 구성된다.

시민교육교과는 사회봉사활동을 교육과정 내에 포함시켜 실천하는 지성인으로서의 책임감을 함께 익히도록 했다.

중핵교과와 시민교육, 글쓰기 등 핵심과목은 강좌당 수강인원 수를 20~40명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발표·토론의 수준이 높아지고 교수·학생 간 의견교류도 더 활발해졌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다양한 학문분야를 탐구하고 기초소양을 쌓을 수 있는 배분이수교과 과정도 눈에 띈다. 이 과정은 △자연·우주·물질·기술 △평화·비폭력·윤리 △논리·분석·수량·세계 등 총 7개의 주제영역으로 구성됐다. 7개의 주제영역 중 관심분야에 맞게 5개 영역을 이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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