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어디로…4차 오일쇼크 오나

입력 2012-01-05 10:07 수정 2012-02-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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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이란산 석유 금수 조치 잠정 합의…30일 외무회담서 정식 결정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촉각…유사시 국제유가 150달러로 치솟을 듯

이란발 4차 오일쇼크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제사회가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세계 3위 산유국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서면서 이란과 서방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들은 4일(현지시간) 핵개발 의혹이 있는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에 잠정 합의했다고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소식통은 “ 이란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그 동안의 반대 입장을 철회함으로써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 소식통들은 “아직은 큰 틀의 정치적 합의만 이뤄졌을 뿐 구체적인 금수 조치 시행 시기와 방법 등에 관한 이견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오는 30일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담에서 금수가 공식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이란의 핵개발 의혹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한 단계 진전됐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지정학적 위험은 가중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6센트(0.3%) 오른 배럴당 103.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5월10일 이후 최고치다. 전날은 4%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미국은 EU의 석유 금수 조치 합의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 측은 중국 등 다른 국가들로 수출을 늘리는 방법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오는 10~12일 중국과 일본을 방문해 이란 제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을 세우는 등 이란 옥죄기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이트너 장관은 방중 기간에 이란산 원유의 도입 중단을 포함한 중국 측의 적극적인 대이란 제재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이란에서 수출되는 원유의 22%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다만 오는 30일 금수가 공식 결정돼도 즉각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U 금수 조치 시행은 미국의 국방수권법이 실제 발효된 이후에나 가능한데, 미국은 6개월 정도의 유예 기간을 거친 뒤 이 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기존에 유럽 업체들이 이란과 체결한 석유 수입 계약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야 금수를 시행하는 등의 예외 조항이 도입되는 등 실질적 제재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도 있다고 EU 소식통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이란이 예고대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앞서 이란은 EU가 추가 제재를 취할 경우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다니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세계 경제는 잇단 악재로 이미 취약한 상태여서 이란발 오일쇼크가 초래되면 충격을 견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런던 소재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FACT글로벌에너지는 분석했다.

FACT글로벌에너지의 로이 조던 애널리스트는 “이란 핵 프로그램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이 해결되지 못하면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행인 것은 이란이 그동안 여러 차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실제로 실행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조지타운대 에너지 연구팀은 지난 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자국 경제도 타격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이나 은행 등을 제재키로 한 데 이어 중국 다음으로 이란산 석유를 많이 구매하는 EU가 금수 조치를 단행할 경우 이란으로선 총선을 몇개월 앞두고 경제적, 외교적 고립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EU의 잠정합의에 대해 “반가운 소식”이라며 “그 조치가 이란을 경제적으로 숨 막히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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