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재계를 빛낼 별들]노련한 전문경영인…오너와 역할 분담

입력 2012-01-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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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재조명 받는 부회장

올해 재계 인사 화두의 한쪽 편이 오너 3세라면 다른 한 쪽은 부회장직이다. 삼성, LG 등 주요 그룹의 2012년 인사를 살펴보면 전문경영인을 사장에서 한 단계 높은 부회장 자리에 앉히는 사례가 많았다. 실무에서 물러나는 전문경영인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부회장 직함을 주던 과거 사례와는 크게 달라진 면모다. 이는 노련한 전문경영인의 ‘시니어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워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부회장단 강화는 경영권 승계의 연착륙을 위한 포석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현대차그룹의 경우 일부 계열사에서 부회장 2명을 퇴진시켜 부회장 수를 줄였다. 현 경영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끌고가면서 내실을 기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새롭게 조명되는 부회장들이 올해 어떤 활약상을 펼칠 지 주목된다.

◇떠오르는 전문경영인 부회장= 삼섬그룹은 2012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고, 그룹내 주요 정책의 의사결정을 내릴 회장단을 대폭 강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상임고문으로 물러나는 대신 강호문 중국삼성 부회장이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고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과 정연주 삼성물산 사장이 부회장단에 새로 합류했다. 이로써 삼성 부회장단은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다.

부회장단의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성공 DNA를 충분히 살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권오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부품부문을 총괄하는 DS부문장 역할을 맡겼다. 종전 이윤우-최지성 투톱 체제에서 최지성 부회장 원톱 체제로 전환한 지 2년 만에 다시 최지성-권오현 투톱 체제로 돌아간 것이다.

중국삼성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던 강호문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대외업무 총괄 역할을 맡게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강 부회장은 앞으로 이재용 사장과 호흡을 맞춰 청와대와 국회 등 각종 대외 업무에서 삼성의 얼굴 역할을 하게 된다.

정연주 삼성물산 사장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에서 보여준 정연주 사장의 경영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 외에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떤 경우든 정연주 부회장의 그룹내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LG그룹은 외부 영입 전문경영인으로는 처음으로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를 부회장 자리에 올렸다. 지난 2005년 LG생활건강 CEO자리에 앉은 후 27분기 연속으로 10% 이상 매출 및 영업이익을 증가시킨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로써 LG그룹 내 부회장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강유식 ㈜LG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을 포함해 총 5명이 됐다. 이중 구본준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문경영인이다.

동부그룹도 올해 인사를 통해 부회장 수를 4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 이종근 동부제철 부회장, 우종일 동부한농 부회장, 이재형 동부라이텍 겸 동부LED 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GS그룹도 GS칼텍스 사장이던 나완배 씨를 올해 새롭게 출범한 GS에너지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하면서 부회장을 2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재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을 실무형 부회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오너와의 확실한 역할 분담을 통해 경영불확실성과 위기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부회장 입지 굳히기= 새로운 부회장들이 재계 중심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기존 부회장들은 경영 능력에 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위기 대처 능력을 확실히 보여줘야하는 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다.

기존 부회장들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팬택의 박병엽 부회장이다.

박 부회장은 기업개선작업 마무리를 앞둔 지난해 12월초 돌연 사퇴를 발표해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채권단의 이해관계로 기업개선작업 마무리가 불확실해지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박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 만에 채권단은 기업개선작업 종료를 약속했고 박 부회장은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팬택이 제 2의 도약을 앞 둔 지금, 늘 그래왔던 것처럼 먼저 앞장 서겠다“며 ”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시련을 이겨내고, 전세계를 놀라게 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자“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도 올해가 일등으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일등이란 말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는 바로 LTE라는 차세대 네트워크에서 잠재해 있던 힘을 보여준 것”이라며 “2012년은 경쟁의 판을 확실히 바꿔 통신의 역사를 새로 쓰는 원년으로, 나아가 통신을 넘어선 새로운 지평을 열어 세계를 리드하는 탈통신 세계 일등기업을 이루는 첫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오너 일가이긴 하지만 부진에 빠진 회사를 살려내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 전문경영인 부회장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스마트TV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전세계 전자·IT업계에 삼성전자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겠다는 각오다. 애플과의 글로벌 특허전을 잘 마무리해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애플과의 소송에서 과연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 지는 향후 삼성전자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부품부문을 총괄하는 권오현 부회장과의 역할분담도 관심거리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단 한명의 부회장 승진자 없이 2명의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에 따라 기존 부회장들은 현 경영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자신들의 입지 다지기에도 힘을 쏟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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