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빛 좋은 개살구?

입력 2012-01-03 15:2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높은 가격대와 공급 부족에 판매 부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았던 전기자동차의 초기 모델 인기가 의외로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 닛산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가 선보인 전기차 ‘리프’와 ‘볼트’는 합쳐서 3만대 팔리는 데 그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성능 대비 높은 가격대와 공급 부족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들었다.

리프는 2만대, 볼트는 1만대가 각각 판매됐다. 이는 업계의 예상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GM의 야심작 볼트는 달 탐사선에 비유될 정도로 주목을 끌었지만 잦은 배터리 결함으로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닛산도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판매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닛산은 내년에는 4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GM 역시 올해 볼트 생산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1세대의 부진과 관련해, 자동차 업계와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전기차 기술이 단기간이 아닌 장기에 걸쳐 실현되는 잠재적 기술이라는 점에 주목, 섣불리 단정짓지 않고 있다.

올해 자동차 시장에는 전기차가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프랑스 르노, 독일 BMW와 다임러 등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나 충전식 하이브리드차량을 선보인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기존 차량을 대체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낮춰잡아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너스 애널리스트는 “전기차는 아직 황금기에 접어들 채비가 되지 않았다”며 “2025년까지의 전기차 시장점유율 전망을 기존의 8.6%에서 4.5%로 줄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소규모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전기차에 대한 지나친 낙관으로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다 문을 닫기도 했다. 노르웨이 전기차 제조업체인 싱크글로벌과 미국 앱테라모터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나마 전기차 제조업체에 다행인 것은 통근이 가능한 거리까지 주행이 가능한 리튬이온배터리가 개발돼 소비자들의 입맛을 당길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닛산의 리프는 재충전없이 100마일(약 160km)을 주행할 수 있다.

급등하는 유가 부담을 감안하면 초기 투자비용은 높아도 전기차 이용이 비용 면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2006년부터 유가가 급등하고 2008년 금융위기가 발발해 자동차 업계가 침체되자 미국과 프랑스 등 각국 정부는 자동차 업계 지원책으로 친환경 자동차 구입 시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영국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1000대를 가까스로 넘겼고, 프랑스는 2000대에도 못미쳤다.

FT는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높은 가격을 가장 큰 문제로 지목했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엥의 전기차 ‘C-제로’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5000유로를 지원받아도 3만유로를 내야 살 수 있다.

닛산 리프도 영국에서는 정부로부터 5000파운드를 지원받아도 2만5000파운드가 넘는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PWC오토팩츠의 칼럼 맥래 대표는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의 성능이 소비자들이 웃돈을 얹어서라도 살만한 것인지를 반문해봐야 한다”면서 “오는 2017년까지 순수 전기차의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아이돌 레시피와 초대형 상품…편의점 음식의 한계 어디까지?[Z탐사대]
  • 제니와 바이럴의 '황제'가 만났다…배스 타올만 두른 전말은? [솔드아웃]
  • 송다은 "승리 부탁으로 한 달 일하고 그만뒀는데…'버닝썬 여배우' 꼬리표 그만"
  • ’돌아온 외인’에 코스피도 간다…반도체·자동차 연이어 신고가 행진
  • ‘빚내서 집산다’ 영끌족 부활 조짐…5대 은행 보름 만에 가계대출 2조↑
  • “동해 석유=MB 자원외교?”...野, 의심의 눈초리
  • 미끄러진 비트코인, 금리 인하 축소 실망감에 6만6000달러로 하락 [Bit코인]
  • 명승부 열전 '엘롯라시코'…롯데, 윌커슨 앞세워 5연속 위닝시리즈 도전 [프로야구 16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809,000
    • -0.16%
    • 이더리움
    • 5,050,000
    • +0.78%
    • 비트코인 캐시
    • 609,500
    • +0.83%
    • 리플
    • 693
    • +2.21%
    • 솔라나
    • 204,500
    • -0.39%
    • 에이다
    • 585
    • -0.68%
    • 이오스
    • 934
    • +0%
    • 트론
    • 164
    • -0.61%
    • 스텔라루멘
    • 13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9,850
    • -1.27%
    • 체인링크
    • 20,960
    • -1.32%
    • 샌드박스
    • 543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