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너무 뻣뻣한 외국계 은행

입력 2011-11-28 11:02 수정 2011-11-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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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방침에 따라…”, “경영권한이 은행장한테는 없어서…”

얼마전 모 외국계 은행이 취재하는 기자에게 밝혔던 입장이다. 국내에서 불거진 문제를 중재할 수 있는 건 한국에 있는 은행장이 아니라 본사 경영진들이란 얘기다. ‘장(長)’이란 호칭이 무색하게 국내의 외국계은행장들은 그저 ‘메신저’역할만 할 뿐이다.

금융권 탐욕’ 바람이 거세게 불자 은행들은 내년도 사회공헌 활동액 증액과 수수료인하 등을 내세우며 저마다 사회적 기업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외국계은행들은 이 부분에서도 매몰차게 고개를 돌렸다. 올해뿐만 아니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2009년 은행권 사회공헌활동액 중 외환·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 주요 외국계은행 가운데 사회공헌 지원금액이 50억원을 넘어선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토종은행’들이 100억원은 기본, 일부은행의 경우 7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공헌활동에 사용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지난해 역시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SC제일은행이 61억원, 한국씨티은행이 28억원 등을 지원하며 재작년과 별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수수료 인하에 나선 국내 은행들의 행보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일부 외국계은행이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밝혔지만 이도 상품가입을 조건으로 수수료 인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해 되려 비난의 목소리만 커져갔다.

이와 관련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ATM이용 수수료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창구솜금 수수료 인하를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방침이 적용돼야 알 수 있는 노릇이다.

국내 은행들이 해외영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힐 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제시되는 것이 ‘현지화’이다. 경제의 흐름 뿐만 아니라 그 나라 고객들의 성향과 문화를 파악해야 한다는 의미다. 외국계은행들이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하는 걸음마 단계가 아닌 만큼 ‘문화가 달라서’라는 변명은 구식(舊式)의 표현이란걸 이제 깨달아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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