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2차전지는 잘 나가는데…

입력 2011-11-25 10:35 수정 2011-11-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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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PDP 적자서 2차 전지로 승승장구.. 삼성전자로 부터 넘겨받은 태양전지가 발목

▲삼성SDI 직원들이 천안공장에서 휴대폰 배터리로 쓰일 2차전지를 검사하고 있다.
“위상은 높였지만, 실적은 하락?”

2차전지 사업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삼성SDI가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룹이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선정한 태양전지 사업 부문을 지난 5월 삼성전자로부터 넘겨받으면서 그룹 내 위상은 높아졌지만, 실적이 악화되면서 오히려 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내 위상과 실적을 맞바꾸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라운관(CRT)과 PDP 사업 중심에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삼성SDI는 최근 전체 매출에서 50%를 넘어선 2차전지와 함께 태양전지 사업이 한축을 담당해 줘야하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전세계 태양광 산업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면서 삼성SDI의 태양전지 사업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SDI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51.8% 감소한 43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무려 65.3%가 줄었다. 이는 3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태양전지 사업 탓이다. 유럽시장 판매 확대 등으로 지난 분기에 비해 판매량은 늘었지만 판매가격이 급락하며 수익성이 떨어진 것.

삼성SDI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2차전지 사업 부문이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태양광 등 신규사업 부문의 영향으로 수익성 목표에 차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 사업은 브라운관의 몰락과 PDP의 한계로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기적적으로 살려 내며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기여하고 있지만, 그룹 신성장동력인 태양전지 사업이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특히 PDP사업이 LED와 차세대 OLED 등의 성장으로 인해 점차 설 곳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태양전지 사업의 성장은 시급하다. 삼성SDI는 지난해 PDP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2015년 1조6000억원, 2020년 1조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하지만 침체일로의 태양광 산업이 언제 회복될 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삼성SDI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태양광 시장의 ‘큰 손’인 유럽이 태양광 제품 소비를 줄였고 태양광 소비자에 지급하던 보조금도 폐지했다. 반면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태양광업체들이 저가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수요는 줄고 저가제품의 공급만 늘다보니 폴리실리콘, 웨이퍼, 셀(태양전지) 등 태양광 관련 제품 가격이 줄지어 폭락했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SDI가 지난 2분기 삼성전자로부터 인수한 태양광 사업의 향후 계획이나 일정이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SDI의 4분기 태양광 사업은 200억원 후반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 폭이 만만치 않은 데다 수급 개선에 시간이 더 필요해 내년 1분기 이후에나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합병설도 삼성SDI 실적에는 악재다. SMD는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각각 64.4%와 35.6%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전세계 AMOLED 시장을 9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알짜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SMD 합병이 이뤄진다면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도 변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익이 줄게 되는 것이다. 결국 알맹이 있는 AMOLED 사업에서 이익이 줄고, 적자사업인 태양전지 사업을 떠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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