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한국형 헤지펀드 시대…갈 곳 잃은 뭉칫돈 새 투자처로 떠올라

입력 2011-11-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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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실물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위험 분산

절대수익 추구…시장상황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 보장

전문가 “100세 시대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투자수단”

▲금융투자업계가 12월 ‘한국형헤지펀드’출시를 앞두고 전문인력 확보, 운용전략 선정 등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내달 중순쯤에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의 투자대안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금과 같은 변동성이 높은 주식시장에서 위험회피 수단으로 헤지펀드가 투자대안이 될 수 있어 고액 자산가들이 헤지펀드 투자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는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원유·금 등 실물자산과 주요국 통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같은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상품이다. 또한 롱쇼트전략(움직임이 비슷한 종목이나 자산에 대해 매수·매도를 병행) 같은 위험회피 투자기법을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유용한 투자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단기 부동자금은 지난 8월말 기준으로 643조원이다. 시중에 부동자금이 넘쳐나고 있는 것은 부동산 침체와 저금리로 인한 정기예금 투자매력도 감소,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회피 때문이다. 최근 부동자금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에서 헤지펀드 출범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에게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헤지펀드는 투자대상과 전략에 규제가 없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데다 주식·채권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투자의 효과도 거둘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당시 반토막 나는 주가가 속출할 때도 헤지펀드의 손실은 20% 정도에 그친 점은 헤지펀드가 무조건 위험성이 큰 상품이 아닌 것을 보여준다.

헤지펀드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주식과 채권뿐만 아니라 실물자산이나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고 차입과 공매도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해 절대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을 내는 장점이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헤지펀드가 고수익만을 추구하는 위험한 펀드가 아니다. 오히려 100세 시대를 달리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투자수단의 하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헤지펀드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급락할 때를 대비한 위험회피 전략을 구사하면서 장기적으로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은행 예금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헤지펀드는 주식이나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변동성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특성을 갖고 있어 해외 유수 연기금들의 중요한 자산배분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며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에 헤지펀드는 고령화 사회에 중요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헤지펀드가 장점만 가진 상품은 아니다. 과도한 레버리지에 따른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고 운용매니저에 따라 투자전략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손실이 커질 수 있는 단점을 안고 있다. 또한 운용매니저나 운용사의 도덕적 해이도 나타날 수 있어 이러한 부정적 요소를 어떻게 보안해 나가는가가 한국형 헤지펀드의 안착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규모는 초기 출범 1년 동안은 약 5조~7조원 정도로 전문가들이 추정한다. 3년 후에는 약 20조~4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선호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헤지펀드내 개인 비중을 60%로 가정 시 초기 헤지펀드 시장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며 “고위험 상품인 ELS, 주식형 수익증권, 자문사형 랩의 초기 성장률을 적용 시 한국형 헤지펀드는 2년 후 약 12조원, 3년 후 약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이준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대표는 “자문형 랩이 출범 1년 동안 6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출범 초기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는 6조~7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하면 개인투자자는 5억 이상 투자만 허용하고 있어 개인이 헤지펀드 초기 시장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시장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경우 개인들의 투자 한도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1억원 이상의 펀드오브 헤지펀드를 비로새 공모 형태의 재간접헤지펀드인 유싯(UCITS)펀드와 공모형 롱숏 펀드 등 헤지펀드 투자전략을 추구하는 공모펀드의 확산을 통해 헤지펀드의 대중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헤지펀드 투자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초기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정착하지 못 한 단계여서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매니저에 따라 헤지펀드 수익률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헤지펀드 시장 선점을 위해 초기 무리한 수익률을 쫓는 상품도 나올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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