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노출, ‘득’인가 ‘독’인가

입력 2011-11-1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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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에서는 룰라 멤버 김지현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2001년 영화 ‘썸머타임’에서 파격적인 베드신과 노출신을 선보였던 김지현은 “제작사 측에서 베니스 영화제 출품작이라고 설명해 속아서 출연했다”고 밝혀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했다.

작품성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 노출을 감행했지만 남은 것은 흥행실패와 ‘노출 배우’라는 꼬리표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김지현은 그 후 연예활동 침체기까지 겪어야했다.

여배우의 노출은 ‘양날의 검’과 같다. 과감한 노출로 화제를 모으고 이를 통해 한 발 도약할 수도 있지만 노출 이미지만 굳어져 향후 커리어에 ‘독’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배우 전도연은 1999년 영화 ‘해피엔드’에서 올누드 연기와 격정적인 베드신을 통해 상상 이상의 변신을 감행했다. ‘해피엔드’는 전도연에게 내재돼있던 더 큰 가능성을 관객들에게 확인시켰다. 그 후 전도연은 ‘최고의 여배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행보를 걸으며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다.

김옥빈은 2009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를 선택하면서 여배우로 거듭났다. ‘박쥐’에서 수위 높은 노출을 선보인 김옥빈은 “역할 욕심에 노출은 신경쓰지 않았다”고 밝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스페인에서 열린 제 42회 시체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배우 이은주는 2004년 영화 ‘주홍글씨’ 출연 후 감당하기 벅찬 노출연기 때문에 불면증과 우울증을 앓았다. 이은주는 ‘주홍글씨’ 개봉을 앞두고 한 언론사와 가졌던 인터뷰에서 “베드신을 찍을 때의 기억은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 그 장면을 찍고 서럽게 울었다. 난 배우이기 전에 여자이고 이제 겨우 스물넷이다”라고 밝혀 당시 마음고생을 짐작케 했다. 결국 이은주는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2005년 2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으로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오인혜는 아찔한 노출이 두드러지는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논란을 빚었다. ‘오인혜 드레스’는 공중파 개그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를 할 정도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오인혜는 “노출에만 초점을 맞추는 시선이 불편하다”고 밝히더니 얼마 후에는 “내가 선택한 드레스에 후회 없다”고 말을 바꿨다. 노출을 향해서만 쏟아지는 관심 속에서 갈등하는 여배우의 고뇌가 느껴진다.

노출 여배우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도 이중적이다. ‘노출 영화’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반사적으로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막상 노출을 감수한 여배우들에게는 “관심을 끌려는 수작이다” “실력으로 안 되니 벗으려고 한다” 등 차가운 반응을 보낸다. 그러면서도 온라인에는‘○○○ 노출’과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느라 바쁘다. 이쯤 되면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배우들 입장에선 고민스럽다.

11월 스크린에는 유독 여배우들의 노출이 두드러진다. 17일 개봉하는 영화 ‘완벽한 파트너’에서는 배우 김혜선이 연기 인생 22년만에 첫 전라(全裸)연기에 도전한다. 함께 출연하는 신예 윤채이도 몸 사리지 않는 노출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혀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같은 날 개봉하는 ‘사물의 비밀’에선 불혹의 나이에 들어선 배우 윤다경이 6분에 걸친 롱테이크 정사신을 예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의 과감한 선택이 과연 ‘득’이 될지 ‘독’이 될지, 판단은 언제나 관객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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