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껐었나…‘유야무야’ 지나간 국민銀 통합 10주년

입력 2011-11-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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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처럼…”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지난 1일 열린 국민은행 창립 10주년 기념사의 서두에 이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국민-주택은행 합병 10주년’기념식에서다.

옛 국민은행과 옛 주택은행이 각각 1963년, 1967년도에 설립됐으니 현재 국민은행의 뿌리가 이제 반세기를 향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이 자타공인 국내의 리딩뱅크라는 타이틀을 합병 이후에도 지킬 수 있었던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동안 국민은행을 거쳐간 수 많은 경영진과 직원들의 노고가 베어있기 때문일테다.

허나 최근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금융권 탐욕’ 바람때문일까. 국민은행의 통합 10주년 기념식은 조용하게 진행됐다.

창립 기념일 당일 오전 여의도 본점 강당에는 약 150여명의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단상에는 민 행장을 포함한 부행장들이 의자에 자리했고 직원들은 의자가 마련되지 않은 강당에 서있은 채 기념식은 시작됐다.

행사는‘애국가 제창-기념영상-업무성과 우수자 수상- 장기근속자 수상- 행장 기념사’ 순으로 40분이 조금 모자라게 진행됐다. 기념일인 만큼 노고를 치하받아야 하는 직원들이 행사 내내 기립해있는 모습은 흡사 ‘벌 서는 아이’를 연상케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의자가 마련되면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어서 종종 의자없이 행사를 진행한다”며 “최근 은행권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아 간단하게 행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당일 국민은행 내부에는 창립 기념일에 대한 뿌듯함보다 은행원들에 대한 부정적인 바깥의 시각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았다. 통합 10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자그마한 기념품 조차 제공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4월 신한은행이 옛 조흥은행과 통합 5주년을 기념해 사기진작을 위해 전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하자’ ‘같이 뛰자’라는 의미를 담아 구두를 선물한 것과는 판이한 모습이었다. 물론 당시의 금융권 상황과 은행마다의 경영방침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배경으로 작용하겠지만 말이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우스겟 소리로 “창립10주년 기념할 수 있는 수건 한장 없나”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행내 인트라넷에서는 기념일 축하에 대한 글보다 직원들을 위한 어떠한 이벤트 없이 지나갔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글이 많았다는 전언이다.

이익만 취한다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최근 전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왜곡된 시선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은행원들을 다독여 줄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 것만 이번 국민은행 통합 10주년에서는 이 부분이 간과된 듯하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외부의 시선보다 은행 발전에 기여하는 직원들을 위하는 시간이 부족한 점이 아쉬운 ‘생일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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