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형지, 경쟁사 사장 영입 ‘초강수’ 둔 이유는?

입력 2011-11-03 14:14 수정 2011-11-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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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신원 전 사장, 라이벌 형지로 옮겨 친정에 칼끝 겨눠‘크로커다일’경쟁 브랜드 ‘이사베이’ 만들자 앙갚음 차원 지적 나와

패션그룹형지(옛 형지어패럴)가 동종업계 경쟁사 전 사장을 신규 사장으로 내정함에 따라 그 속내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경쟁사로 둥지를 옮기는 것은 빈번해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이번 형지의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신임 사장은 수년간 라이벌로 자존심 싸움을 벌여온 신원 출신이다. 최근에는 매출 1조원의 고지를 먼저 넘기 위한 양사의 감정의 골이 극에 달한 상태다. 특히 신원이 형지의 ‘크로커다일’을 잡기위해 여성복 ‘이사베이’를 전략적으로 론칭하면서 형지를 자극해 ‘당한 만큼 돌려주겠다’는 앙갚음 차원의 행동이란 지적도 흘러나고 있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원의 박흥식 전 사장이 패션그룹형지의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다. 형지 관계자는 “박흥식 전 신원사장이 형지의 임원으로 내정됐고 이달 내 공식적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흥식 사장은 패션업계에서는 신화 같은 존재다. 신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올라 패션가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신원에서 나와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수없는 ‘러브콜’을 받아 형지에서 ‘제 2의 전성기’를 펼치게 된 것은 물론 오랜 시간 함께한 친정에게 칼을 겨누는 모양새가 됐다.

신원과 형지는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패션, 이랜드 등 패션 빅4를 제외한 강력한 중견패션업체로 꼽히며 수년간 라이벌 구도를 그려왔다. 지난해 형지가 올린 매출액은 7000억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신원은 약 5000억원 정도. 양사 모두 매출 1조원이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사업 중심도 ‘여성복(어덜트 레이디)’이여서 툭하면 부딪히고 있는 실정이다.

크로커다일레이디, 올리비아하슬러, 샤트렌을 보유한 형지와 베스띠벨리, SI, 비키 등을 보유한 신원은 같은 시장에서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특히 신원이 최근에 ‘이사베이’를 론칭하고 여성복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형지를 자극했다.

이사베이는 가두점 유통망을 중심으로 3년 내 매장 250개, 매출액 1200억원을 목표로 운영될 계획이며, 다음 해에는 중국 시장 진출과 온라인 판매까지 유통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연 초 매출 1조원을 넘겠다며 자신한 형지는 올해 ‘1조클럽’가입이 어려울 것으로 업계 측은 내다보고 있다. 패션 빅4에 이어 중견패션업체 세정의 ‘1조클럽’가입이 유력한 가운데 신원은 가파르게 쫓아오고 있어 ‘좌불안석’인 형지가 나름의 전략을 펼친 게 아니냐는 것.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 이직이 빈번한 것은 사실이지만 신원과 형지는 라이벌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며 기싸움을 벌인터라 양사간 인력 이동은 거의 없었다”며 “형지의 신원 사장 영입은 이슈가 될 만큼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대문 시장 출신으로 지금의 형지를 일군 최병오 회장은 모든것을 자기가 챙기는 꼼꼼한 스타일이지만, 나이도 있고 회사의 규모도 커진 상황에서 힘에 붙여 지금의 신원을 있게 한 박 사장에 러브콜을 보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사장과 최 회장은 서울대 패션최고위경영자과정에서 인연을 쌓은 사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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