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 증권사 인턴의 ‘모순’

입력 2011-09-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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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프랍 트레이더다. 아직 경력은 짧지만 후배들은 다들 친구를 멋있어한다. 어떻게 입사했는지, A증권사가 좋은지 B증권사가 좋은지, 인턴은 어느 부서가 나을지 많이 묻는다.

친구는 나에게 묻는다. 솔직히 시킬 일도 딱히 없고, 미안하지만 가르쳐 줄 의욕도 없는데 왜 자꾸 인턴이 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한다.

후배들은 얘기한다. 어렵게 얻은 인턴 자리인데 막상 무엇을 배웠는지는 모르겠다고. 고작 2개월 동안 엄청난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복사와 팩스 정리가 전부일 줄은 몰랐다는 푸념이다.

친구는 공채 신입이 들어오는 것조차 그다지 반기지 않는 운용부서나 당장 고객을 만나야 하는 리테일·법인에서는 솔직히 인턴의 존재 자체가 난감하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친구는 나중에 원하는 직무가 어느 쪽이든, DB(데이터베이스)정리 등 그나마 인턴이 할 수 있는 업무가 상대적으로 많은 리서치 쪽을 인턴 지망 부서로 추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리서치 분야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한 대형증권사 리서치센터 팀장은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잡일’들을 도와주는 것 외에 가능한 인턴의 역할은 많지 않다”며 난감해한다. 업계에서도 사람 좋기로 소문난 그는 프로그램 발표 등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신경써주고 있지만, 인턴 입장에서는 제본·복사·자료찾기 등을 하며 센터 분위기를 경험해보는 이상의 배움을 얻기는 쉽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물론 인턴을 통해서만 신입을 충원하는 운용사들도 많고, 대부분의 회사가 채용 때 우수 인턴을 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인턴제가 일선 부서 재량에 맡겨져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실제 공채에서도 인턴 경험은 큰 영향력이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기회를 얻기는 어렵고, 막상 얻어도 별다른 효용이 없지만 여전히 인턴 자리는 귀하고 귀한 희한한 상황이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나서서 고치지 않는 모순이 여기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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