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 현장을 가다] 한국릴리, 일터의 '대혁신'…열린 조직문화 업무능률 '쑥쑥'

입력 2011-09-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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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환경 따라 상주ㆍ유동직 나눠 근무…IWP 도입 후 사무실 운영비용 20~30% 절감

▲지난해 9월 한국릴리는 본사 사옥을 서울 STX 남산 타워로 이전하면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 워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IWP(통합업무환경)을 구축했다. 사진은 한국릴리 본사 사무실 전경.(한국릴리)
서울 남대문로 STX남산타워 4층에 위치한 다국적 제약사 한국릴리 본사. 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 눈에도 여느 사무실과는 사못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우선 탁 트인 시야에 세련되고 모던한 인테리어는 마치 카페테리아와 와 있는 착각이 들게 했다. 또 넓은 회의실, 1인용 부스, 파티션이 있는 사무용 책상, 야외 테라스 등 어디든 앉는 곳이 업무공간이었다.

한국릴리는 외부 미팅이나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직원들이 많지만, 회의실은 항상 꽉 차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늘 골칫거리였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10월 사옥을 서울 STX 남산타워로 이전하면서 IWP(통합업무환경, Integrated Work place)을 구축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워크(smart work)’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타 부서와 협업이 많거나 외근이 잦아 자리를 비우는 유동직은 본인이 앉는 자리가 곧 업무공간이다.(한국릴리)
◇원하는 자리서 일하니 능률 ‘쑥쑥’= 한국릴리의 직원들은 지정된 자리에서 근무하는 ‘상주직’과 다양한 업무 환경 중 원하는 자리에서 근무할 수 있는 ‘유동직’으로 나뉘어 근무한다.

외근, 미팅이 적고 한 자리에서 집중하여 처리할 업무가 HR, 재무 등 상주직은 지정석에서 일한다. 마케팅, 영업, 홍보 등 타 부서와 협업이 많거나 회의와 외근이 잦아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은 유동직은 본인이 원하는 자리에서 업무가 가능하다.

개인 자리가 없다보니 처음에는 불편할 것이라는 걱정도 컸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유동직 근무자들에게 개인 사물함을 배정하고 장소에 관계없이 본인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전화기 ‘소프트폰’을 노트북에 탑재하니 편의성을 더욱 높아졌다. 단 담당 업무가 변경되거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경우 부서장과의 상의 하에 변경할 수 있다.

이영섭 Ethics and Compliance팀 과장은 “스마트워크 실시 후 언제 어디서나 앉고 싶은 곳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며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지 않아 지루하지 않아 업무능률까지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개인공간을 줄인 대신 회의실을 14개로 늘렸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직원들은 숲속 전경의 'Forest'룸. 한옥 좌식공간인 'Eureka'룸 등 독특한 분위기의 회의실을 즐겨찾는다.

또 집중이 필요한 업무를 해야 하거나 중요한 전화상 업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16개의 1인용 회의실 포커스 부스(Focus Booth)를 설치했다. 포커스 부스 문앞엔 이용시간을 표시하도록 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임원실도 없앴다. 회사 관계자는 “임원실의 벽을 허무니 별도의 보고 시간이나 절차가 크게 줄어들었고 직원과 상사간에 격의 없이 서로 대화하는 시간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직원 누구나 집중이 필요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룸(Creative Room), 자유롭게 차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셜 허브(Social hub), 야외 테라스 등 직원들을 위한 공간을 확대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장소에 관계없이 본인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소프트폰을 노트북에 탑재해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한국릴리)
◇사무실 운영비용도 20~30% 절감= 한국릴리는 IWP구축 이후 많은 변화를 실감했다. 자유롭고 효율적인 업무 환경이 정착되면서 협업을 위한 사내의사 소통 시간 7시간 빨라지고, 창의적, 의욕적 분위기는 더욱 증진됐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줄이니 비용절감 효과도 상당했다.

구봉기 인사팀 부장은 “IWP 도입 이후 고정석이 적어져 사무공간을 3개 층에서 1개 층으로 사무공간이 줄어들었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기존에 비해 사무실 운영 비용도 20~30%는 절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성과에 바이엘, GSK, 노바티스, 얀센,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들과 영진약품 등 국내 제약사까지 관심을 갖고 IWP 시스템을 벤처마킹 하기 위해 방문하는 발길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릴리는 일과 삶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시간 활용의 제약도 없앴다. 2005년부터 유연근무제를 실시,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출퇴근 시간을 개인의 상황과 필요에 맞게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영업직을 제외한 본사 전 직원이 이를 신청해 활용하고 있다.

10시부터 4시까지는 공동근무시간. 아침 7시출근하면 4시에 퇴근. 10시에 출근하면 7시에 퇴근할 수 있다. 원거리 출퇴근, 육아 등으로 힘겨워하던 직원들의 고민은 말끔히 해소됐다.

정유진(35)씨는 “예전엔 아침 8시~9시에 2호선을 탔었는데 지하철이 너무 붐벼서 힘들었지만 탄력 근무제 실시 이후에는 지하철이 한가한 시간에 출근하고 그만큼 일찍 퇴근해서 아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니 일하는 게 더욱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2009년 말부터는 재택근무제를 추가로 도입하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 활용하는 직원의 수 또한 점차 늘어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재택근무제 시행 이후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돼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열린 소통, 업무 능률이 향상되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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