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 개봉전부터 주목받는 이유

입력 2011-09-21 10:30 수정 2011-10-08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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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딜라이트

영화 ‘도가니’가 스크린에 오르기전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유료시사회를 가진 ‘도가니’는 영화팬들에게 선보이기도 전에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또한 SNS등을 통해서는 2007년 마무리된 이 사건의 재판을 다시 요구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도가니’는 2005년 광주의 한 청각장애학교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다. 5년 동안 교장과 교사들이 장애 아이들을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성폭행·추행, 학대를 저지른 실화다.

대학 은사의 추천을 받아 청각장애 학교 ‘자애학원’에 미술교사로 부임하게 된 인호(공유)는 무거운 마음으로 무진에 도착한다. 하지만 인호를 바라보는 연두(김현수)와 유리(정인서)는 어딘가 우울하고 두려움에 가득차 있다. 불안한 눈빛의 민수(백승환)는 생활지도교사에게 얼굴에 피투성이가 되도록 맞고 걷어차이고 있다. 인호는 자애학원 교장과 쌍둥이 동생 행정실장, 그리고 생활지도교사가 아이들을 성폭행· 추행했다는 사건과 직면한다.

원작 소설과 같은 이야기를 다루지만 설정, 내용 전개 등에서는 다른 부분도 있다. 소설 속의 인호의 아내는 애초부터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인호의 어머니가 인호의 복잡한 심경을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게 돕는다. 또한 소설속의 인호는 무기력하게 ‘무진’이라는 지역을 도망쳐 버리지만 영화속 인호는 현장에서 끝까지 싸운 뒤 민수가 생을 마감하는 장소로 되돌아와 아이들을 위해 끝까지 사투를 벌인다.

공유는 시사회 후 가진 인터뷰에서 “만약 인호가 소설과 같은 캐릭터로 묘사 됐다면 마음이 불편해 촬영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했을 것”이라며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 마음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현실과 같은 불편한 진실들은 관객들의 눈을 사로 잡는다. 아이들의 성폭행과 폭행, 감금등을 알고 있지만 돈을 받고 눈감는 것도 모자라 “지금 이 상황을 빠져나가려면 전직 부장판사 또는 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해 처음 맡는 소송(전관예우)을 무조건 찾아내라”고 친절히 알려주기까지 하는 경찰. 아이들의 성폭행 사실을 신고받고도 “관할 부서가 아니니 다른 곳으로 가보라”고 되풀이하는 시청과 교육청이 그것이다.

황동혁 감독은 “이미 유명한 현실의 어두운 면을 굳이 외면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어둡지만 불편한 진실은 영화속에서 꾸준히 등장한다.

실제 농아인들이 재판장면 촬영에 동원 된 것도 극 몰입에 도움을 준다. 공유는 간단한 수화를 배워 영화속에서 ‘자애학원’ 학생들과 직접 대화하며 아픔을 나누고, 인권센터 간사 유진(정유미)은 당차고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다. 진실을 밝혀내려는 외로운 싸움을 하는 내면도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여기에 학교의 비리 고발과 넉넉지 못한 가정의 생계 사이에서 갈등하고 어둡고 탁한 학교 관계자들 사이에서 홀로 정의를 밝혀내야 하는 인호의 막막한 현실은 관객도 정의감에 불타게 만든다. 아역들의 억울한 눈빛과 고통스러운 연기, 성폭행 가해자들의 맞아도 마땅한 악역 연기는 영화에서 충분히 빛난다.

한편 작가 공지영 원작의 소설인 ‘도가니’의 실제 사건에서 교장은 2년 6월을 선고받았지만 1년 실형을 복역한 뒤 출소해 암으로 사망했다. 아이들의 성폭행에 가담한 행정실 직원은 혐의가 인정되나 공소시효가 지나 실형 없이 2000만원 손해배상만 판결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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