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국감]박재완 잇따른 ‘어설픈 비유’ 눈살

입력 2011-09-19 18:17 수정 2011-09-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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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어설픈 비유’가 또다시 국회의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 장관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경제정책과 관련 “우리 후손들이 ‘공짜정심’의 대가를 치르지 않도록 재정 건전성 복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사말이 끝난 뒤 오제세 민주당 의원은 “서울시장이 무상급식을 주민투표에 부의하고 그게 부결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은 국정감사를 받는 재정부 장관의 자세와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오 의원의 발언에 같은 자리에 있던 이용섭 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일부 재정위 의원들도 장관의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공짜점심은 무책임한 선심성 정책의 대명사로 널리 사용되고 있기에 그런 뜻을 담아서 표현했다”다고 변명했으나 그의 이러한 센스 없는 비유는 이번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또 박우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정회 시간에 박 장관이 지난 6월 2일 취임사에서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이끌던 300명의 최정예 전사처럼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테르모필레 협곡을 지켜야 한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기원전 480년 테르모필레 지역에서 벌어졌던 ‘테르모필레 전투’는 페르시아군과 그리스 연합군 사이의 전쟁으로 레오니우스 왕을 비롯한 그리스 연합군 대부분이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끈 페르시아군에게 전멸당했다”며 “하필이면 패배한 전쟁을 언급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박 장관은 지난 7월 6일 외신기자클럽 초청으로 열린 오찬감담회에서도 돼지여물통이라는 뜻의 ‘포크배럴’을 비유해 정치인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포크배럴은 미국에서 19세기에 사용됐던 돼지고기를 담아 놓는 통으로 흔히 미국 의회정치의 구태를 비난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정치인들이 지역구 선심사업을 위해 정부의 예산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모습이 마치 노예들이 포크배럴에 담겨 있는 돼지고기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드는 것과 같다며 비아냥거리는 의미가 담겨있어 다수의 국회의원이 불쾌감을 표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그의 화법 때문이다. 서울대-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어 재정부 장관까지 연임한 ‘슈퍼 엘리트’ 박 장관은 어려운 용어를 즐겨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 장관은 지난 6월 2일 재정부 장관 취임사에서 ‘반값 등록금’에 대해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는 ‘다차원의 동태적 최적화 목적함수’를 푸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다. ‘연립 미분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다”고 말해 기자들은 물론 재정부 공무원들까지도 난감해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이러한 화법은 외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도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4일 싱가포르 국경절 행사에서도 개연성 없고 품격 없는 자작동화를 소개해 구설수에 올랐다.

박 장관은 싱가포르가 말레이 연방으로 독립한 46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난파를 당해 무인도에 남은 두 싱가포르 청년에게 인어공주가 다가와 ‘누가 나와 결혼하겠느냐’라고 묻자 청년들은 정부의 결정에 따르기로 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답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답하는 내용의 자작동화를 소개했다.

싱가포르 정부의 높은 신뢰도를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동화 내용이 작위적이고 국가 관계에서 쓰기에는 격에 맞지 않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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