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하이닉스 인수전서 발빼나?

입력 2011-09-19 10:45 수정 2011-09-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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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리스크 크다는 예비 실사 결과와 채권단과 갈등.. 하이닉스 노조, STX 거부 움직임

STX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예비 실사 결과 하이닉스 인수 리스크가 크다는 내부 분석이 나왔고, 하이닉스 노조와 채권단의 분위기도 STX에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STX의 하이닉스에 대한 예비 실사 결과, 인수시 감당해야 할 재무적 리스크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STX가 그룹 경영진에 올린 예비실사 보고서에는 반도체 시황 변동성이 예상보다 커 향후 2, 3년간 사업계획상 예측치 보다 실제 손실 폭이 최대 1조~2조원 가량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D램 가격은 9월 전반기 0.52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며 원가 이하로 팔리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지난달 후반기 3개월 만에 5.6% 반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지만 9월 전반기 가격이 8월 하반기 수준에서 다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이같은 상황에 비춰 볼 때 STX가 하이닉스 본입찰 이전에 인수전 불참을 선언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온다.

강덕수 STX 회장은 지난 8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입장하면서 그동안 보여줬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강한의지에 변함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봐야죠”라고 말해 향후 변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도체 시장 상황과 보고서 결과와는 별개로 하이닉스 노조와 채권단 등 인수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주체도 STX에 호의적이지 않다.

하이닉스반도체 노동조합은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몇 푼의 매각대금에 눈이 멀어 기간산업을 외국자본에 팔아먹거나 경영능력도 없는 기업에 매각하는 짓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채권단에 전달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특정 업체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STX를 겨낭하고 작성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STX는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투자회사인 아바르를 재무적 투자자로 유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STX가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핵심 반도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노조는 이번 성명에서 채권단의 하이닉스 매각은 “‘애국’과 ‘매국’의 선택”이라며 “우리의 바람과 열망을 져버리고 매국행위로 이어진다면 행동으로 모든 것을 보여 줄 수 밖에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남겼다.

결국 이같은 노조의 입장이 향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채권단이 최근 발표한 신·구주를 합쳐 20%로 맞춘 지분 매각 방침도 SK텔레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주회사 SK의 자회사인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려면 현행 지주회사법상 2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STX가 본입찰을 포기 하고 SK텔레콤 단독 입찰만 이뤄질 경우 2주 정도 입찰기한을 연장한 뒤, 그래도 경쟁 입찰자가 없으면 채권단은 단독 입찰자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STX와 SKT 등 인수 후보 기업은 매매가격 결정 시점과 신주 가격에 구주 가격을 연동하는 가격 산정 방식 등에서 채권단과 의견 충돌을 빚고 있어 향후 하이닉스 인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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