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진 패색… ‘답’이 없다

입력 2011-09-09 11:00 수정 2011-09-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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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기 덫에 갇혔다”… ‘SOS 김황식’

한나라당이 암울하다. 도저히 답이 보이질 않는다. 겉으론 너스레를 떨지만 속내는 패배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차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눈앞에 둔 여권의 현주소다.

안철수 열풍으로 패닉에 빠졌던 한나라당은 6일 박원순 변호사로 후보단일화가 이뤄지자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일었다. 박 변호사의 당초 지지도가 극히 낮은데다 단일화 효과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혹여 야권 단일화가 결렬될 경우 3파전이면 승산이 높다는 막연한 기대도 자리했다.

이는 하루를 버티지 못했다. 7, 8일 터져 나온 각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는 안철수 열풍이 단순한 바람이 아니었음을 여실히 증명했다. 개인 선호도는 물론, 가상 3자대결과 양자대결에서도 박 변호사는 내로라하는 여야 주자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격차 또한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압도적 우세였다.

그러자 한나라당 일각에선 “게임은 끝났다”는 자조 섞인 한숨이 흘러나왔다. 동시에 홍준표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마땅한 대안 없이 그나마 경쟁이 가능한 나경원 최고위원을 ‘탤런트 정치인’이자 ‘오세훈의 아류’로 치부한 것에 대한 반감이었다.

한 최고위원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답이 없다. 나 최고를 내세우기엔 너무 상처를 내놔서…”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가 “어쨌든 홍 대표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으니 그 책임도 알아서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식화 안 해서 그렇지 필패, 이게 정확한 당내 기류”라고 전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같은 날 기자에게 “당내 인사든, 바깥 인사든 상관없다. 누가 나서도 지금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홍 대표가 김황식 총리(차출)를 얘기하는데, 과연 그 분이 경쟁력 있는지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 최고위원이 출마선언을 하고 끝까지 가겠다고 하면 사실상 전략공천도 어렵다”며 “홍 대표 외에 나 최고위원을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너무 상처 냈다는) 걱정이 있어 지금은 다들 말조심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한 분노로 홍 대표가 앞뒤 가리지 않고 말을 쏟아내 결국 자기 덫에 갇혔다”며 “이래놓고 나 최고위원을 내세운다면 지난번 강재섭 경우와 뭐가 다르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4.27 분당 보궐선거에서 강재섭 카드가 손학규의 벽에 가로막히자 당시 친이계 주류 진영에선 ‘홍준표가 강재섭을 만신창이 걸레로 만들어놔 제대로 된 싸움 한번 못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홍 대표로서는 ‘강재섭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때문에 홍 대표는 김황식 총리 차출에 더 힘을 쏟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김 총리 차출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논의 테이블은 금주 내로 마련될 것으로 전해졌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아이디어”라고 일축했지만, 이 대통령이 8일 밤 TV로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서울시장을 해보니까 정치와는 별로 관련이 없더라. 행정이나 일을 해본 사람이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라고 밝힘에 따라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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