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의 역설...방학 떠나니 ‘귀하신 몸’ 된 알바생

입력 2011-09-0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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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편의점 등 2학기 개강하자 인력 썰물

서울 마포구에서 PC방을 운영중인 윤상곤(38.남)씨는 명절 기간 고향에 다녀오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두 달 전부터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두 명이 지난 주부터 갑자기 연락이 끊긴 후로 매일 야간에 나와 매장을 돌보고 있기 때문이다. 윤씨는 “이틀 전까지는 집사람이 낮에 일하고 내가 밤에 일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어제부터는 주간에 일할 사람을 한 명 구했다”고 말했다.

◇시급도 훌쩍 올렸지만 소용없어 =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학들의 개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주부터 아르바이트생들이 대거 빠져 나가면서 일반음식점을 비롯해 PC방이나 편의점 등 업계에서 심각한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방학이 시작되던 시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지 못한 학생들이 발을 동동 구르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아르바이트 중계 사이트 알바천국 관계자는 “해마다 대학 여름방학이 시작할 때는 구직 등록이 증가하고 개강 시즌에는 구인 등록이 증가한다”며 “방학 기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개강 후에 그만두는 구직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학 중에는 학비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에만 매진했던 대학생들이 학기 중에는 학과 공부와 취업준비에 열을 올리면서 아르바이트가 방학에만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일손이 아쉬운 업주들은 시급을 더 올려서 구인광고를 내 보지만 한번에 빠져 나간 만큼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광고를 낸 이상 지금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생들의 시급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점포주들은 일손은 일손대로 딸리고 가게 운영은 운영대로 어려워졌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떡값만 받고 관두는 ‘얌체 알바생’도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포주들은 기존 알바생들의 이탈을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상품권을 주거나 명절 떡값을 지급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얌체족 알바생들이 이것을 악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이 떡값을 노리고 잠시 일하다가 추석 연휴가 끝나고 바로 그만둔다. 얌체족인지 아닌지 미리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많은 점포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주 포탈사이트의 한 아르바이트생 커뮤니티에는 ‘atrib****’ 사용하는 누리꾼이 2년 전부터 명절 때마다 떡값을 받고 그만뒀던 얘기를 자랑스럽게 써 놓았다. 이 누리꾼은 글에서 “그리 어려운 점이 없다”며 “얼굴에 철판을 까는 게 중요한데 미안해서 못 그만 둘 거면 받지도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촌의 먹자골목에서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하는 권영모(47.남)씨는 “지난 주에 네 명이 연락도 없이 그만 둬서 가게가 큰 피해를 입었다”며 “이번 주에 두 명을 새로 구했는데 떡값만 챙겨서 나갈까 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두 명을 충원한 상태인 이 가게는 일시적으로 일손에 공백이 생긴 가게는 손님이 몰려드는 저녁시간마다 전쟁터가 따로 없다. 권씨는 “혹시라도 갑자기 일이 더 힘들어지는 바람에 지금 있는 아르바이트생도 그만두게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방학기간 대학생 아르바이트 지망자가 넘쳐나면서 아르바이트 충원 고민이 벗었던 업주들이 이번엔 아르바이트 구인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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