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혁명 불길, 블랙 아프리카로 번지나

입력 2011-08-31 07:25 수정 2011-08-3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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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이남 국가서 반정부 시위…정부 당국 vs 반정부 긴장 상태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도망자’로 전락한 가운데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쓰는 시민혁명 불길이 사하라 사막 이남 블랙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랙 아프리카의 일부 독재 국가인 중부 아프리카 우간다와 절대 왕정국가인 스와질란드, 남부 아프리카 말라위 등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각 정부 당국과 반정부 세력간에 긴장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우간다는 지난 4월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맞서 야당 정치인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경찰이 진입하는 과정에서 시민 5명이 사망했다.

야당 민주변화포럼(FDC) 당수 키자 베시게는 수도 캄팔라를 중심으로 1986년 부터 우간다를 집권해온 무세베니 대통령에 맞서 고물가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무세베니 정부는 군과 경찰을 동원해 강력 진압하는 한편 8년만에 부통령을 경질하고 새 총리를 임명하는 등 강온 양면 조치를 취하며 정국을 돌파하려 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절대 왕정국가인 스와질란드에서도 지난 4월 노조원들과 학생들이 경제 중심도시 만지니에서 시위와 연좌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하며 시위 세력을 강제 해산했다.

스와질란드는 국제금융위기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 인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긴급 구제금융을 요청, 24억랜드(약 3800어원)를 지원받기로 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스와질란드 노조 등 반정부 세력은 절대 군주제에 맞서 계엄을 해제하고 정당 설립 허용 등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남아공은 스와질란드에서 소요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왕 음스와티 3세에게 정치 개혁 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 아프리카 말라위에서도 지난 7월 연료난을 겪으며 점차 권위주의적 성향이 짙어가는 빙구 와 무타리카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해 경찰과 군이 진압에 나서 18명이 숨졌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군 참모총장을 전격 경질하며 퇴진 요구에 맞서고 있으나 정국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부르키나파소에서도 일부 군인들이 항명사태를 일으켜 지난 1987년 쿠데타로 집권한 이래 줄곧 정권을 쥔 블레스 콩파오레 대통령이 새 내각을 구성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블랙 아프리카가 청년 실업문제에 시달리면서 북아프리카와 같이 시민혁명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남아공의 칼레마 모틀란테 부통령은 지난 27일 한 모임에 참석한 자리에서 청년 실업 문제에 시급히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불만을 가진 청년들이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지 않은 정부를 상대로 자연 발생적인 혁명에 참여하는 것을 지켜봤다”며“우리도 그런 도전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4년 민주적 선거에 의해 흑인 정부가 들어선 남아공에도 18-24세 청년들이 무려 280만명에 달한다며 대부분 흑인이 빈곤에 노출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남아공은 민주화 이후 17년이 경과했지만 백인 및 일부 흑인만이 선진국 수준의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

짐바브웨 언론은 짐바브웨 주재 리비아 대사관이 반군 측으로 전향하며 대사관 관계자들이 짐바브웨에서도 리비아와 유사한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짐바브웨 관리자들은 리비아 대사관의 모하메드 엘라바트 참사관에게 반군기를 달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엘라바트 참사관은“우리는 대륙의 민주화 추세를 지지해야 한다”며 “그것은 막을 수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짐바브웨의 데일리 뉴스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짐바브웨는 1980년부터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사실상 1당 독재정치를 폈으나 지난 2008년 야당 모건 창기라이 당수와 연립정부를 구성해 불안한 동거 정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블랙 아프리카에서 시민혁명의 불길이 급속히 번지는 일은 불투명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블랙 아프리카의 경우 북 아프리카와 달리 휴대전화 문자서비스(SMS),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모바일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지 않아 민중봉기의 휘발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일부에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일부 소요가 시민혁명으로 급속하게 번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아공의 외교·기업 관계자는 “남아공·나이지리아 등 이미 블랙아프리카의 중심적 위치에 있는 나라들이 선거를 통해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등 민주화가 상당히 진척됐다”며“절대군주적 폭압정치를 펴는 중동권·북아프리카 상황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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