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조원을 쏟아부으면서‘특허버블’ 논란이 일고 있다.
구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경쟁사들과의 특허 소송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모토로라모빌리티를 125억달러(약 13조5000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앞서 이달 초 애플과 MS 등은 노텔의 특허를 45억달러에 사들이고, 특허 인수가를 공개하지 않은 구글도 경쟁적으로 IBM 특허를 인수했다.
특허전쟁은 1차적으로 경쟁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많은 비용과 시간 등이 필요하지만 승소하면 현재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휴대전화 업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기업은 특허확보가 소송 제기를 막을 수 있는 방패막이 역할도 해 특허 확보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특허 인수 광풍으로 그동안 시장의 관심 밖이었던 미국 이스트만코닥과 미국 휴대전화 기술 개발업체인 인터디지털, 네트워크 통신 장비 업체인 알카텔-루슨트, 스웨덴 휴대전화사인 노키아, 캐나다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리서치인모션(RIM) 등이 특허와 관련, 인수합병(M&A)의 대상으로 떠올라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허전문가인 플로리언 뮬러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특허와 관련된 인수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버블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의 경우 1만7000건에 달하는 특허를 소유하고 있지만 이미 대부분 경쟁사들에 사용허가를 해 준 것들”이라며 “구글이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를 방어를 위해 1만7000건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구글을 고객으로 둔 한 특허중개인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모바일 관련 지적재산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최근 특허 인수전에 부정적 입장이다”고 전했다.
그는 “정말 가치가 있는 특허는 신호처리와 관련된 것이지만 사람들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전체 특허시장이 과열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지적재산권 전문 투자은행인 MDB캐피털은 이스트만코닥의 경우 디지털 이미지기술 관련 특허의 시장가치가 3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6억달러에 불과, 보유특허의 가치가 기업 전체가치보다 5배나 높아진 셈이다.
코닥과 인터디지털 등은 현재 기업이 가진 가장 가치있는 자산이 특허관련 서류 뭉치들이라고 CNN머니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