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분유파동, 우유값협상 난항 등 올 상반기 말많고 탈많았던 우유업계가 하반기 사업도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유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와 커피 등 신성장동력 등을 발굴한 업체간의 희비가 분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먼저 상반기만 살펴보면 올해 구제역 파동으로 서울우유는 올 상반기 53억원의 방송광고비를 집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수치다. 분유파동을 겪은 매일유업도 13.2% 줄어든 40억원 가량의 광고비를 써 상반기 어려운 환경을 그대로 보여줬다.
반면 남양유업은 방송광고에만 146억원을 투입하는 등 새로 진출한 커피 사업의 마케팅을 강화하며 유업체 가운데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보다 광고비 비용만 57%나 늘렸다.
이처럼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지만 하반기에도 크게 달라지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서울우유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축구선수 차두리를 광고 모델로 발탁해 제조일자 표기를 알리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구제역 파동과 공정위 과징금 부과 이후 제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광고책정비도 상반기와 비슷한 상태로 긴축정책을 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마케팅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남양유업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커피사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남양 관계자는 “커피믹스의 경우 시장점유율 2위인 네슬레를 이미 따라잡았다”며 “사업확대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여세를 모아 점유율 80%에 육박하고 있는 1위 업체 동서식품 추격에 고삐를 바짝 당길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제역 파동과 우유값 협상 등 업계를 짓누르는 사안들이 많아 하반기에도 좋은 여건은 아니다”며 “사업영역에 따라 마케팅의 강도가 달라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