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 면했다...경제는 먹구름

입력 2011-08-01 10:24 수정 2011-08-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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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상 초유의 국가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하루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가 전격적인 타결에 성공했지만 경제는 여전히 암흑 속이다.

경제성장률은 지지부진한데다 전망도 어둡다.

경제회복에 쏟아부어야 할 에너지를 채무한도 협상에 낭비한데다 경제에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는 카드도 이미 소진됐다는 평가다.

지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에 그쳤다. 예상치인 1.8%에 한참 못미치는 것이다.

1분기 성장률도 당초 1.9%로 발표됐지만 1.3%로 하향 수정됐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유럽 재정위기 사태와 동일본 대지진 등 외부요인이 미국 경제의 회복에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상황은 더욱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경제의 주체인 소비가 힘을 잃으면서 경제 역시 휘청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분기 소비지출은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소비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경기회복은커녕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도 커질 수 밖에 없다.

국가 부도 위기에 정부의 총알도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정부 지출은 1.1% 감소했다.

나라가 부도 위기라는데 지출 여력이 있을리 만무하다.

앞으로 정책의 초점이 긴축에 맞춰진만큼 경제회복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만큼 줄어든 셈이 됐다.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재정긴축안이 시행되면 미국의 경제성장이 0.5%포인트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고용시장도 여전히 얼어있다.

고용시장에서 일자리가 창출되려면 3% 이상 경제가 성장해야 하지만 하반기까지 미국의 성장률이 2%를 넘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비교적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제시했던 도이치방크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 2.5%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치는 3.5%였다.

4분기 전망치도 3.0%로 기존에 비해 1.3%포인트 내려잡았다.

그나마 이는 긍정적이다.

경제연구소 IHS글로벌인사이트는 3분기 성장률이 2%를 밑돌고 1%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말까지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미국 자금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다.

지난달 18일부터 일주일 동안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빠져나간 돈은 375억달러에 달한다.

대형은행과 기업들이 MMF를 통해 미국 국채에 투자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장 심리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대규모 재정적자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다시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방정부는 재정수입보다 지출해야 할 자금이 더 많아 1310억달러의 운용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대 국제 신용평가사 가운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제외한 무디스와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대한 인내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S&P는 미국이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수 차례 경고해 왔다.

무디스는 부채 협상 타결 전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더라도 금융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미국 국채의 원리금만 지급할 수 있으면 신용등급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 있지만 금과 스위스프랑 등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채무한도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달러·엔 환율은 지난 주말 76엔대에서 77엔대로 상승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1.44달러가 무너졌다. 달러에 일시적으로 매수세가 몰린 탓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데다 신용등급 강등 우려에 달러에 대한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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