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 구할 이건희 회장의 해법은

입력 2011-07-20 10:53 수정 2011-07-20 11:4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압축기, 에어컨 제품 결함 충격의 삼성…선진제품 비교전 참석예정 발언 주목

삼성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내부 부정에 품질 불량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9일 출근시간을 이례적으로 앞당겼다. 오는 29일께 삼성제품과 선진제품을 낱낱이 비교하는 전시회에도 참석, 삼성전자 제품의 품질 상황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일등기업 삼성의 자존심이 흔들린다 =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표정이 어둡다.

발단은 삼성테크윈이다. 내부 부정으로 최고경영인이 전격 교체된 데다 산업용 공기압축기의 제품 불량으로 리콜을 단행했다. 일등기업 삼성의 자존심이 크게 손상될 수 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문제는 그 후에 또 불거졌다는 점이다.

국민요정 김연아를 모델로 내세운 이른바 ‘김연아 에어컨’의 품질 불량이 드러난 것이다. ‘김연아 에어컨’은 최근 제품이 저절로 꺼지거나 켜지고, 실외기가 작동하지 않아 찬 바람이 나오지 않는 등 오작동이 일어 문제가 됐다. 인터넷에서는 환불 및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카페가 생겨 가입자가 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탭 10.1 케이스가 애플 아이패드2의 스마트케이스와 흡사해 미국 언론들이 표절 시비를 제기했다. 협력사 애니모드가 만들었지만, 삼성전자 브랜드로 팔린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로서는 도덕적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이 4년 만에 다시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참관한 후 어떤 발언을 할 지를 놓고 삼성 내부가 초 긴장상태다.

지난 2007년에도 이 회장은 전시회 마지막 날 현장을 방문, 쓴소리를 서슴치 않았다.

당시 이 회장은,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이 반도체 D램 생산성 지표인 수율에서 하이닉스에 일시적으로 뒤처졌다고 말하자 “어떻게 했기에 하이닉스에 뒤졌느냐”며 버럭 화를 냈고 옆에 있던 다른 CEO들까지 숨 죽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로 4년이 지났지만 최근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삼성전자는 19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더운 날씨에 일부 에어컨의 오작동으로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에어컨 오작동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자 지난 4일 신제품 에어컨 4개 모델을 대상으로 오는 8월 31일까지 점검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공지했지만 소비자들에게 사과 입장을 밝히기는 처음이다.

이는 최근 삼성테크윈 산업용 공기압축기의 자발적 리콜과 함께 제품 결함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상징적인 사례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관계자와 협력업체 대표들이 최근 현대차 협력사를 대거 방문한 것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19일부터 이틀간 27개 협력사 대표를 대상으로 자동차 부품업체인 정우하이텍과 현대파워텍에 대한 현장을 방문해 베치마킹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동종 업종 뿐 아니라 다른 분야 제조 현장에서도 배울 점이있으면 배워야 한다는 취지”라며 “우수 개선 사례를 발굴해 협력업체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동반성장도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수익구조도 불안하다 = 최근 삼성전자의 위기는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였던 반도체 사업에도 좋지 않은 징후가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낸드플래시 분야 점유율에서 삼성전자(35.9%)와 도시바(35.9%)의 격차는 0.3%포인트로 크게 좁혀졌다.

더구나 모바일 시장 강자 애플이 구매 다변화를 위해 대만과 일본 회사의 메모리 구입 비중을 높인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오며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공급처 다변화를 꾀할 수 없을 정도의 절대품질 확보가 필요다는 얘기다.

이 회장이 지난 19일 출근시간을 1시간 가량 앞당긴 것도 임직원들에 위기 의식을 불어 넣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는 속설처럼 어쩌다 이런 상황에까지 처했는지 곤혹스럽다”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유치에 대한 마음의 짐을 던 이건희 회장이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 삼성을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만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황재균·장성우 아닌 박상원이 사과…KT 감독 "고참으로서 역할 잘한 것"
  • 교감 뺨 때리고 침 뱉은 초등 3학년생 '금쪽이'…엄마 반응은?
  • 작년 로또 번호 중 가장 많이 나온 번호는 [데이터클립]
  • [르포] "등잔 밑이 어둡다"…서울 한복판서 코인 OTC 성행
  • 단독 영업비밀인데…‘원자로 설계도면’ 무단 유출 한전기술 직원 적발
  • 예상보다 더한 법인세 급감…올해도 '세수펑크' 불가피
  • [오늘의 뉴욕증시 무버] 엔비디아, 시총 3조 달러 첫 돌파…애플 추월
  • 유튜브서 봤던 그 게임 '라스트워: 서바이벌', 좀비보다 사람이 더 무섭네? [mG픽]
  • 오늘의 상승종목

  • 06.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9,245,000
    • +0.47%
    • 이더리움
    • 5,324,000
    • +0.97%
    • 비트코인 캐시
    • 693,000
    • +3.82%
    • 리플
    • 731
    • -0.14%
    • 솔라나
    • 240,600
    • -0.04%
    • 에이다
    • 640
    • +0%
    • 이오스
    • 1,106
    • -1.25%
    • 트론
    • 159
    • +0%
    • 스텔라루멘
    • 148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8,600
    • +0.74%
    • 체인링크
    • 24,240
    • -1.06%
    • 샌드박스
    • 670
    • +2.29%
* 24시간 변동률 기준